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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앙아시아 국가에 ‘돈폭탄’… 1조9000억 규모 특별 융자금 마련

입력 | 2023-05-23 13:34:00


19일 중국 시안에서 열린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돈 폭탄’을 꺼내들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직후 나온 움직임이다. 중국이 ‘차이나 머니’를 이용해 G7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책은행인 국가개발은행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 나라 간 협력을 위해 100억 위안(약 1조8700억원) 규모 특별 융자금을 마련했다. 이 자금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 무역, 경제, 투자, 운송, 농업, 에너지 자원, 인프라 등 분야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해당 국가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이다. 앞서 18,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산시성 시안에서 이들 다섯 개 나라 대통령들과 정상회의를 열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선언 한 바 있다. 시 주석은 “1000년 역사의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시 시 주석은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자체 발전 지원을 위해 앞으로 총 260억 위안(약 4조9000억 원)의 융자와 무상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 융자금 역시 시 주석의 약속에 포함된 내용으로 보인다.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G7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회의 자체가 G7 정상회의 직전에 진행돼 G7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려 했다. 또 회의 결과 발표된 “색깔 혁명과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는 내용은 중국이 G7 국가들을 포함한 미국과 서방을 비판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색깔혁명’이란 권위주의 정권에서 발생하는 민주주의 시위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이 미국과 서방의 본격적인 중국 억압에 대비해 주변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우군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막대한 ‘차이나 머니’를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