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의곤 장튼위튼병원장이 알려주는 ‘대장 용종’ 오해와 진실
노화로 생길 수 있는 물혹, 유전-환경적 요인도 작용
고기 먹을 땐 야채 곁들이고 금연-절주 등 건강한 습관을
40대부터 관리하는 게 좋고 용종 없으면 5년마다 내시경
육의곤 장튼위튼병원장이 대장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면서 대장의 이상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장튼위튼병원 제공
《회사원 김모 씨(50)는 최근에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큰 용종을 두 개 정도 떼어냈다. 주치의는 “떼어낸 뒤 1주일 정도는 먹는 음식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걱정이 많아졌다. 용종은 대장암 전 단계라고 하는데 떼어낸 자리가 잘 터지지는 않을까 하는 것 등이다. 용종은 나이가 들면 누구라도 생길 수 있는 ‘장에 생긴 혹’이다. 육의곤 장튼위튼병원장(대한대장항문학회 부회장)의 도움말로 대장에 생기는 용종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용종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잘 생긴다. “아니다. 용종은 흔히 물혹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60, 70대 인구의 40% 정도에서 발견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도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노화, 식생활, 신체 활동 부족, 비만, 흡연, 음주를 들 수 있다.
―용종을 내버려 두면 암이 되나. 대장내시경에 찍힌 용종 사진. 비선종 사진으로 주변 점막과 색깔이 유사하다.
“대부분 맞지만 일부는 틀린다. 대장에 생기는 용종은 선종성 용종과 비선종성 용종 두 가지다. 대장암의 80% 이상은 선종성 용종에서 시작해 5∼10년 지나면서 선종을 거쳐 암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통해 선종 단계에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 사망률을 40%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비선종성 용종은 암이 되지 않아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은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비선종성 용종은 대개 5㎜ 이하로 작으며 희고 표면이 둥글고 직장 등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용종은 음식과 관련이 없고 유전성이다. “아니다. 대개는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섬유소 섭취 부족이나 지나친 육류 섭취가 소화되는 과정에서 장과 유해 물질의 접촉 시간이 길어진다. 이 과정에서 용종 발생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육류 섭취를 줄이거나 섬유소가 풍부한 야채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용종이 생기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아니다. 크기가 어느 정도 이하인 작은 용종(5㎜) 단계에 있다면 장의 운동성에 영향을 주지 않아서 변비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3㎝ 이상의 큰 용종이라면 장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변비가 생기거나 설사하는 등 갑작스런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다면 대장내시경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용종을 때어낸 뒤엔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크기가 작은 용종을 떼어낸 경우엔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크기가 1㎝ 정도 또는 그 이상의 용종의 경우 절제 당일 및 며칠은 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용종 뗀 곳이 아무는 일주일 정도는 가벼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격렬한 운동과 음주는 금하는 것이 좋다.”
―대장 검사는 50세 이후에 1번 이후엔 5년마다 한다. “공인된 대장항문학회에서 만든 대장내시경 가이드라인은 위험한 용종이 있었던 경우 1년 후, 다수의 가벼운 용종은 3년, 용종이 없으면 5년 후 재검사를 권유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장내시경 검사가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따라서 국가암검진 주기마다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도 좋다. 내시경을 받다가 대장에 구멍이 생기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합병증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의 내시경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다. 대장내시경을 예를 들면 진단적 내시경의 합병증 비율이 0.065%, 치료적 내시경은 0.131%로 거의 없다. 이처럼 합병증이 낮은 빈도지만 대장내시경 뒤 갑자기 복통이 생긴 경우 빨리 응급실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대장내시경을 잘하는 곳에서 정기적인 용종 관리를 하면 큰 문제 없을 것이다.”
―용종 예방법은? “용종을 줄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은 반대로 용종을 발생시키는 위험 인자를 줄이는 방법이다. 왕도가 없다. 골고루 먹는 식생활, 적극적인 유산소운동, 비만 관리, 금연, 과도한 음주 절제가 필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일정 연령이 되면 (빠르면 40대)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을 되도록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