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년을 맞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는 한편 상대 진영을 겨냥한 쓴소리도 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이념, 지역, 시대, 성별 등을 둘러싼 무수한 갈등 속에 노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통합과 원칙’의 가치를 떠올려 본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익에 반하는 가짜뉴스와 선전선동으로 국민 분열이 초래되고,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참여민주주의마저 돈으로 오염된 상황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게 다가온다”며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을 겨냥했다.
반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바보 노무현’은 이제 한 사람의 전직 대통령을 넘어 하나의 시대정신이 됐다”며 “정작 우리 정치권은 모두가 ‘노무현’을 외치지만, 그 누구도 ‘노무현’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노무현의 정신’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매일 실천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영화를 보고 두 시간 동안 울었다고 하지만, 제1야당과는 단 20분도 마주 앉아 대화한 적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노무현의 간절한 꿈은 기득권에 막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불통 대통령’에게 위협받는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흔들리고 지치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자. 그럴 때마다 척박한 땅에 변화의 씨앗을 심었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떠올리자”며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멈추지 않고 그 길을 따라가겠다”고 밝혔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는 지금,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고인의 말씀이 더욱 깊게 다가온다”며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정치개혁의 힘을 국민께서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인사들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