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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B-2 스텔스 폭격기, 비행 중단 6개월 만에 비행 재개

입력 | 2023-05-23 15:14:00

美 전략사, “완전 비행임무 복귀” SNS에 영상 공개
작년 12월 비행 중 고장 나 비상착륙 후 20대 전체 비행중단
대북 확장억제 주요 전력으로 한반도 전개 관측




미국 미주리주의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서 22일(현지시간)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륙하고 있다.  출처 미 전략사 트위터

지난해 말 비행 중 오작동으로 비상 착륙한 이후 6개월간 모든 기체의 비행이 중단됐던 미 공군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최근 비행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항이 예고된 전략핵잠수함(SSBN)에 이어 대북 확장억제의 주요 전력으로 머잖아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전략사령부는 23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B-2 폭격기의 비행 재개 사실을 공개하면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미주리주의 화이트맨 공군 기지 소속 B-2 폭격기가 격납고에서 출격 전 기체 점검을 받은 뒤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미 전략사는 “B-2 폭격기가 계획된 안전 비행 중단과 점검을 거쳐 완벽한 비행 임무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영상의 하단에 “우리의 준비 태세는 결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의 장거리 폭격 태세는 항시 대기 중이다”, “우리 대원들은 언제나 핵억지력을 발휘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자막을 명기했다.





B-2 스텔스 폭격기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의 격납고에서 이륙을 위해 나오고 있다. 출처 미 전략사 트위터 

사고 이후 거의 반년 만에 비행을 재개한 B-2 폭격기의 임무 태세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유일의 스텔스폭격기인 B-2 폭격기는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 대 폭격기’로 불린다. 이들 가운데 B-2와 B-52H 폭격기는 핵과 재래식 무장이 모두 가능하다.

조종사 2명이 탑승하는 B-2는 날개 길이 52.4m, 기체 길이 21m에 최대 이륙 중량 17만 600㎏, 최대속도 마하 0.95, 무장 탑재량 18t으로 재급유 없이 최대 1만2000 여㎞를 비행할 수 있다. 최대 속도 마하 1.25, 무장 탑재량 56t의 B-1B보다 속도가 느리고 무장량이 적지만, 적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췄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서 정비요원들이 B-2 스텔스 폭격기의 이륙전 기체 점검을 하고 있다.  출처 미 전략사 트위터

앞서 지난해 12월 B-2 폭격기 1대가 비행 중 고장으로 화이트맨 기지에 비상착륙해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미 전략사는 B-2 폭격기 20대의 전체 비행을 중단한 바 있다.

B-2 폭격기가 복귀하면서 향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시 한반도에도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그간 화성-18형 고체연료 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때마다 미 본토나 괌 기지에서 B-52H 폭격기와 B-1B 폭격기를 한반도로 보내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과거 북한의 3차 핵실험 한 달여 뒤인 2013년 3월 B-2 폭격기 2대가 화이트맨 기지에서 출발해 공중급유를 받으며 1만 500㎞를 비행해 군산 앞바다의 직도 사격장까지 날아와 폭격훈련을 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한미 정상이 ‘워싱턴 선언’으로 확장억제의 실효성 강화를 공언한 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시 ‘핵우산’의 대표주자로 한반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