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가 마약범죄와 결합하거나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최신IT기술을 악용하며 진화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국가정보원은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최신 수법·사례를 공유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수칙도 공개했다.
국정원은 “딥페이크 등 새로운 기술이 범죄에 악용 될 수 있음을 감안, 음성·영상 통화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의심이 될 경우 고향·출신학교 등 ‘확인 질문’을 해보라”고 당부했다.
◆“마약범죄에 연루됐습니다”…협박해 금전 탈취
실제 미국에선 사법기관을 사칭해 “당신 명의 계좌를 통해 마약범죄 수익금이 세탁됐다”며 개인정보와 금전을 편취한 사례가 있었으며, 호주와 캐나다에선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대상으로 “돈을 되찾게 해주겠다”며 국제 마약운반책으로 범죄 가담을 유도했다.
특히, 세관을 사칭해 불특정 다수에게 자동 응답 전화를 발신해 “피해자 앞으로 송달된 국제우편에서 마약이 검출됐다”며 금전을 편취한 사례가 미국에서 있었다.
◆챗GPT 사칭 페이지로 결제 유도…SNS 계정 탈취
챗GPT 등 AI확산에 따라 AI기술을 사기 시나리오 개발·피싱메세지 작성에 이용하거나, 가짜 챗GPT 웹사이트·앱을 만들어 정보 탈취·금전을 편취한 사례도 등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AI기반 인간 이미지·목소리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딥보이스 기술로 피해자 목소리나 얼굴을 모방, 피해자의 지인·가족 대상 금전을 편취하기도 했다.
태국에선 딥페이크를 활용, 경찰로 위장해 “당신은 범죄에 연루됐다”며 피해자를 영상통화로 겁박하고 금전을 편취했으며, 베트남에선 피해자의 SNS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수집한 후 가족과 지인에게 딥페이크 영상통화를 걸어 금전 대여를 요구했다. 또한 미국에선 피해자의 음성을 모방한 후 피해자의 부모에게 전화해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석금이 필요하다”면서 금전을 편취했다.
◆정보 기관 사칭하거나 ‘해외 유학생 납치’사기도 기승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터키 지진과 같은 사회재난 상황을 악용해, 국가 기관이나 구호 단체 등을 사칭해 금전을 편취하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있었다.
실제 이스라엘과 러시아에선 정보·수사기관 요원을 사칭해 “피해자의 계좌에서 전쟁자금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금전을 편취했다.
국정원은 “발신전화 조작이 가능함에 유의하고, 사법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금전 송금을 유도할 경우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파일은 열어보지 말고, SNS상 개인정보 공개를 최소화하하며, 해외에 있는 가족과 관련된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경우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인과 통화하거나 주재국 대사관 등에 사실유무를 확인하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