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엔진과 소재, 부품뿐만 아니라 연료를 채우는 방식까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비 오는 날 전기차를 충전해도 될까’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는 ‘EV(Electric Vehicle) 시대’ 기고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전기자동차가 출시되면서 내연기관과 달리 관리해야 할 소모품 수가 현저하게 줄어 고객 불만 양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최근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면 전기차 화재와 충전 문제, 각종 세제혜택 등이 화두인데 특히 배터리 이슈가 두드러집니다.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AS 보증기간과 가능 범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고전압 배터리 불량으로 관련 이슈가 불거진 사례도 많지 않아서 어떤 경우에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성능은 '8년 또는 주행거리 16만km 내에서 70% 수준을 유지'합니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 배터리 보증기간도 이와 같은 수준으로 설정됐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10년·20만km', 기아차 쏘울 EV는 '10년·16만km' 조건에서 배터리 용량 70% 수준을 보증기간으로 설정했습니다. 보증기간은 제조사별로 차이가 크므로 전기차 구입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작년 11월 발표한 '유로7 제안'에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된 내용도 담겼는데 '5년 혹은 10만km 이하 조건에서 용량의 80% 이상', '5년 초과 8년 이하 또는 10만km 초과 16만km 이하 조건에서 용량의 70%'의 범위를 보증하자는 제안입니다.
출처=기아차 홈페이지
위에 서술한 내용들은 정상적인 상태에서 배터리 용량에 문제가 생길 경우 AS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고, 전기차 주행 중 운전자 과실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AS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한 차량은 고전압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장착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행 중 돌부리 또는 아스팔트의 싱크홀에 부딪히는 사고로 배터리 케이스가 손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AS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입니다. 만약 하부 배터리 케이스에 구멍이라도 뚫리면, 배터리 케이스 전체를 교환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교환 비용이 400-500만원 정도 고가로 발생해 이 또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케이스 교환작업. 출처=오산대학교)
또한 구동모터 및 차량 내장용 충전기, 컨버터 등도 일체용으로 전기차에 장착되므로 내부 고장 시 부분수리가 불가합니다. 해당 부품들 또한 전체를 교환해야 하는데 큰 비용이 들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제작사에서는 내구수명을 높여서 주행하는 차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설계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부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에서는 모터와 감속기를 연결하는 모터축에 들어가는 베어링 종류가 손상되는 사례가 발생하는데 이 또한 내구성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전기차 주행 거리가 갈수록 길어지면서 배터리 관리에 더욱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고전압 배터리에 충전할 경우는 70~80% 정도로 충전하고 가급적 완속 충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100% 완충보다는 70~80% 정도로 충전하는 것이 고전압 배터리의 수명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주행 중 안전 운전을 생활화해 차체 하부에 있는 고전압 배터리를 보호하면서 방어운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문학훈 오산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김동진 기자(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