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모기·흰개미 등 해충들이 때 이른 출현과 함께 집단 창궐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전 지구적 위기”라고 지적했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날 농림축산검역본부, 산림청 등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외래종 흰개미에 대한 긴급 조사에 나섰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에서 흰개미가 발견되면서다.
조사 결과 이 개미는 외래종인 마른나무 흰개미과의 흰개미로 밝혀졌다. 흰개미가 도심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흰개미뿐만 아니라 일본 뇌염 매개 모기 등의 출현 시기도 빨라졌다.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지난해보다 19일 일찍 등장하자 질병관리청은 지난 3월23일 모기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때 이른 더위에 모기 성장 속도와 활동이 빨라지면서 말라리아 환자도 지난 4월까지 42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명)에 비해 3.5배 급증한 수치다.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고사시키는 미국선녀벌레 등 해충도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부화 시기가 빨라졌다.
경기 의왕시에 사는 박모(28)씨도 “요새 집 근처 개천을 따라 달리는데 벌레들이 얼굴에 부딪힐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며 “해충들이 집에 들어올까 봐 최근 방충망을 다시 달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때 이른 해충 창궐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3월 평균 기온은 지난해(7.7도)보다 1.7도 더 높은 9.4도였다. 또 평균 최고기온은 15.6도, 평균 최저기온도 3.9도로 전년 3월 기온(최고 12.7도, 최저 3.2도)을 크게 상회했다.
4월에도 서울 낮 기온은 28.4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4월 중순 기준으로 34년 만에 최고 기온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최고기온 평균(19.7도)과 비교해도 무려 10도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면서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작물이나 사람에게 해로운 영향이 갈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