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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가시험 답안지 파쇄’에 “청년 가슴에 대못 박아”

입력 | 2023-05-23 21:21:00


국민의힘은 23일 국가기술자격 시험 답안지 600여건을 실수로 파쇄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향해 “청년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어수봉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도대체 2023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황당한 무능이, 그것도 국가자격시험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18개 시험장 답안지가 옮겨져 모두 금고에 보관해야 하는데 17개 시험장 답안지만 입고됐고, 채점실 관계자는 누락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한 달 가까이 지난 20일에서야 사고 사실을 알아차렸고, 수험생들은 이 같은 사실은 모른 채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도대체 국가기관에서 시험관리를 얼마나 허술하게 했길래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라며 “시험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큰 긴장감과 기대로 시험에 임했는지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단이 내놓은 ‘추가시험 기회 제공’에 대해 “청년들의 희망을 자신들의 실수로 한순간에 짓밟아 놓고서는 이제 와 고작 한다는 말이 추가시험 기회 제공인가”라며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해결책인가. 이미 상처받은 수험생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질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수봉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위원장을 지냈던 점을 거론하며 “정작 그 최저임금이라도 받기 위해 땀 흘려온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가기술자격 시행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은 당연하거니와, 무능과 몰염치로 일관한 어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 소재 연서중학교에서 치러진 2023년 정기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답안지 609장이 공단 실수로 채점 전 파쇄됐다.

해당 시험장에서는 건설기계설비기사 등 61개 종목의 수험자 609명이 응시했다. 시험 종료 후 답안지는 총 18개 포대에 담겨 공단 서울서부지사로 운반됐다.

그러나 18개 중 17개 포대만 답안지 보관용 금고에 정상 입고되고, 나머지 한 개는 담당자가 남은 시험지라고 오인해 창고로 옮겼다. 이튿날 17개 포대 답안지만 타 지역에 있는 답안지 채점실에 발송되고, 잘못 입고된 1개 포대는 그대로 파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 이사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답안지 파쇄 실수 사실을 밝힌 뒤 “국가자격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공단 측은 우선 피해 수험생 609명에게 다음달 1~4일 중 하루를 택해 추가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된 합격 발표일은 다음달 9일인데, 국가 공무원시험이 같은 달 14일부터 예정돼 있고, 합격증이 있어야 지원 가능한 직군이 있어 추가 시험일을 9일 이전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