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서 네이버 접속 불능…얼어붙은 한중 관계 영향 추측도

입력 | 2023-05-23 21:48:00


한국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중국에서 갑자기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접속을 차단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악화하고 있는 한중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차단 외에도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돼 있던 한국 연예인의 출연이 갑자기 취소되기도 하면서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3일 현재 중국에서 네이버 접속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발생한 것으로 껄끄러워진 한중관계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는 23일 중국에서 한국 포털사이트 다음에 이어 네이버도 현지 접속이 차단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유관 기관과 함께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외교부도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는 “중국 법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접속이 원활치 않은 상태가 맞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차단 여부를 알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인지, 단순히 기술적 오류인지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인은 이날 중국에서 다음에 이어 네이버도 현지 접속이 차단된 것에 대해 “유관 기관과 함께 확인 중으로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며 “중국의 해당 부서에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는 물론 지린성, 랴오닝성, 쓰촨성, 장쑤성 등 중국 전역에서 네이버 접속이 되지 않거나 속도가 매우 느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네이버를 이용하려면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을 설치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등 일부 기능 접속이 차단됐으나 검색 기능과 메일 등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은 중국에서 이미 2019년 1월부터 접속이 차단된 바 있다.

네이버가 접속 불가능하게 된 것 외에도 한국 가수 겸 배우 정용화가 중국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중국을 찾았으나 돌연 출연이 취소된 사건도 발생했다. 중국 매체 신징보 등에 따르면 정용화는 유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이치이’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 ‘분투하라 신입생 1반’에 출연하기 위해 17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하지만 베이징시 라디오TV국은 “아이치이에 확인한 결과 정용화가 베이징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한다는 소식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정용화를 게스트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 누리꾼들이 정용화의 출연 계획을 방송 주관 당국에 신고한 것이 출연 불발로 연결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