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주자 인물탐구] 〈1〉 니키 헤일리 前 주유엔 대사 (공화당) 5세 때 마을 미인대회 출전했다… 백인도 흑인도 아니란 이유 실격 백인 중심 공화당 주류와 차별성… ‘고령’ 바이든-트럼프에 맞선 50대 당내 지지율 낮은 게 최대 약점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야당 공화당의 주요 인사가 속속 대선 도전을 선언하거나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집권 민주당에서도 차차기를 바라보는 인사들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함께 거론된다. 양당 주요 주자의 정책과 노선, 강·약점, 인생사 등을 소개하는 ‘미 대선주자 인물탐구’ 시리즈를 시작한다. 》
“지도자가 되기 위해 80세까지 기다릴 필요 없다.”
이민, 임신 초기 낙태 등에도 비교적 관용적이다. 헤일리 전 대사가 재선 주지사로 재직하던 2015년 주내 최대 도시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로 9명이 숨졌다. 그는 현재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자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하던 남군이 사용한 남부연합기의 공공장소 게양을 즉각 금했다.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에 나선 여성을 적극 지지하는 것도 다른 공화당 주자들과 차별화된 행보다.
● 인종차별 설움 겪은 5세 소녀
2017년 말 시사매체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미투 운동에 참여한 불특정 다수 여성을 선정했다. 직후 16명의 여성이 당시 현직 대통령 트럼프를 겨냥해 “과거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의회의 공식 조사를 요청한다”고 외쳤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때도 고발 여성들을 두둔했다. 6년이 흐른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추문 입막음’용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 기소됐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민주당 소속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연설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이 과거 “여성이 출마하려 하면 모든 사람이 말리겠지만 그래서 더 출마해야 한다”며 여성의 정계 진출을 독려한 대목을 언급했다.
다만 이런 그의 성향이 전통 공화당 지지층에게는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출마를 선언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 “필요시 北에 군사수단 써야” 강경책 주창
헤일리 전 대사는 유엔 대사 시절 “필요하면 북한에 군사 수단을 쓰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대북 강경책을 강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하지 않는 모든 것을 다 갖춘 대선주자”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 그를 유엔 대사로 발탁했다. 내각이 지나치게 부자 백인 남성 일색임을 의식한 발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구색 갖추기 용도로 뽑혔지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화로 13개월 만에 경질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을 제치고 미 외교안보팀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특히 2017년 7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하자 북한과 중국 모두를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국에는 “군사 수단을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며 북한을 계속 두둔하면 무역 제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