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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옆 고층 빌딩 생기나… 조례 개정 추진

입력 | 2023-05-24 03:00:00

오세훈 서울시장, 문화재청장 만나
문화재 인근 층수 완화 협조 요청
문화재청 “공식 요청 시 종합 검토”




서울시가 문화재 인근에도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3일 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최응천 문화재청장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조례 개정에 협조를 요청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영향을 주는 조례를 개정할 때 문화재청장과 협의토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의 문화재 보호조례 19조는 국가지정문화재나 지방자치단체 지정문화재 인근 지역의 건축물 높이를 일률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호구역이나 외곽 경계와 신축 건물 사이 거리를 반으로 나눠 문화재 높이를 더한 수치로 층수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조례 적용 대상은 경복궁과 숭례문, 종묘 등 4대문 안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와 4대문 밖 국가지정문화재 및 서울시지정문화재 등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와 재건축·재개발조합을 중심으로 층수 규제 완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층수 규제가 워낙 엄격한 탓에 사업성이 떨어지고 도심이 슬럼화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인근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강동구 풍납토성 인근의 계단식 아파트 등이 층수 규제 영향을 받은 사례다. 이에 시는 이유가 타당할 경우 문화재 인근 지역도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을 조례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이날 설명 자료를 내고 “서울시로부터 높이 기준 완화에 대한 공식 협의 요청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이 최 청장을 만나서 한 건의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공식 협의 절차가 아니란 것이다.

또 문화재청은 “높이 규제 완화에 따른 문화유산의 역사문화환경 훼손이 불가피한 만큼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향후 서울시가 공식 협의를 요청할 시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