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의 바지와 속옷을 벗긴 복싱장 관장은 “그저 장난이었다”고 변명했다. 성추행 피해 아동은 현재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 증상을 겪고 있어 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MBC)
22일 대구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복싱장 관장 20대 남성 A씨가 지난 18일 구속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복싱장에서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를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성추행 피해 아동 아버지와 복싱장 관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보배드림’ 갈무리)
하지만 꾸준히 스스로 해보겠다고 했던 아이였기에 B씨는 “다른 이유는 없냐”고 아들에게 재차 물었다. 그제야 아이는 “관장님이 바지를 벗겨서…”라는 충격적인 답을 내놨다. B씨는 혹여나 격한 운동 중에 일어난 일이 아닌가 싶어 더 자세히 물어봤고, 관장이 아이의 속옷까지 벗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아이는 더 이상 입을 열기 꺼렸고, B씨는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보다는 직접 관장 A씨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아이의 바지와 속옷을 벗겼던 일에 대해 얼버무리며 그저 장난이었고 별일 아니었다는 식으로 말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통화가 끝난 뒤에도 B씨는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A씨에게 그날의 CCTV 화면을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거부하면 경찰 입회하에 확인하겠다고도 했다.
구석으로 몰린 아이가 발버둥 쳤지만 계속해서 아이를 붙잡고 바지와 속옷을 벗긴 복싱장 관장. (JTBC)
아이의 진술에 대한 해바라기센터의 기록. (대구MBC)
아이는 이어 “겁이 나서 도망을 치는데 바지 허리춤 튕기는 소리가 낫다. 손에 액체 같은 게 묻어있어 더러워서 손을 10번 넘게 씻었다”는 진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촉감놀이는 했지만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그 후 아이는 해바라기센터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 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센터에서는 B씨 부부에게 아이의 약물치료를 권했다고.
B씨는 “해당 복싱장이 집에서 불과 1분 거리다. 아이는 해가 진 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또 (관장이) 본인과 가족들을 찾아와 보복하고 위협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했다.
B씨는 “키즈 복싱으로 기관을 홍보했기에 (해당 복싱장이) 당연히 어린이 기관인 줄 알았는데 어린이 기관이 아니라 나라에서도 영업을 제지할 수 없다고 한다. 관장이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는가”라며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호소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관련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은 일정 기간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해당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체육관은 아동 관련 기관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될 경우, 해당 범죄자에게는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