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예상보다 최대 3배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해양 질산염 농도의 불확실성과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미래변화 예측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밝힌 첫 번째 연구다.
극지연구소는 양은진 해양연구본부장과 임형규 미국 스크립스해양연구소 박사, 국종성 포스텍 교수팀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이 IPCC 5·6차 보고서에서 제시한 북극해 식물플랑크톤 농도 예측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원인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탐사에서 확인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예측 대비 감소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감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에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여부는 규명되지 않았다. 식물플랑크톤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머금어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기도 하지만, 대기 중의 열을 흡수해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해빙을 녹여서 기후변화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연구결과대로 식물플랑크톤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한다면, 기존 예측보다 심각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전망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오는 8월 북극 동시베리아해와 축치(Chukchi)해 등에서 북극해양 환경, 해빙의 변화 등을 탐사할 계획이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북극의 변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반구에서 겪고 있는 여러 이상기후현상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며 “북극의 미래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북극에 대한 감시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