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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오너 ‘이혼 소송’…부동산 인도소송으로 번진 이유는?

입력 | 2023-05-24 14:41:00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여파가 SK 본사 빌딩의 임대 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서울 서린동 SK서린빌딩 4층에 소재한 노 관장 소유의 ‘아트센터 나비’ 측에 임대 공간을 비워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4일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소송을 냈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4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해당 건물은 SK이노베이션이 직접 관리한다. 현재 해당 층에는 아트센터 나비를 비롯해 SK그룹 계열사를 찾는 외부인들을 위한 접견실과 회의실 등이 있다.

아트센터 나비 부대시설로 전시관 옆에 있던 카페는 코로나 이후 영업을 하지 않는다. 단 아트센터 나비 전시관은 계속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측은 SK와 아트센터 나비 간의 입주 계약이 지난 2019년 9월 만료된 것을 이유로 아트센터 나비 측에 지속적으로 퇴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와 맞물리며 4년 이상 아트센터 나비가 계속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트센터 나비는 최 회장의 부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부인이자 노 관장의 시어머니인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이 전신이다. 1984년 쉐라톤 워커힐 호텔 컨벤션센터 내에 설립된 워커힐미술관은 당시 사립미술관으로서는 드물게 마르셀 뒤샹을 비롯한 해외 유명 작가 작품 300여점과 국내 작가 작품 150여점 등 총 450여점의 미술품을 소장해 주목받았다.

개관 이후 1997년 박 여사 사망 전까지 14년 동안 앤디 워홀 전시 등 국제 기획전을 포함해 총 138회 전시회를 개최했다. 노 관장은 1997년 미술관을 물려받았고, 1999년 SK 서린사옥으로 이전한 뒤 2000년에는 ‘아트센터 나비’라는 새 이름으로 개관했다.

최근 몇 년 간은 코로나 등으로 공개 전시회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지만 소규모 비공개 행사는 계속해왔다. 지난 3~4월에는 정세근 한국철학회 회장과 함께 하는 ‘동양 미학과 현대미학의 탄생’ 강좌를 진행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SK이노베이션의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이 이혼 소송을 거치고 있는 최 회장과 노 관장 간의 갈등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두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최 회장은 2015년 혼외자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혔고,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했지만 협의 이혼에는 실패했다.

같은 해 11월 양측은 조정 절차를 밟았지만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듬해 2월 정식 소송에 돌입했다. 최 회장이 제기한 소송에 노 관장이 맞소송(반소)을 제기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나온 이혼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사실상 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SK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두 사람은 똑같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