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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순은 6월에야” 인도 폭염으로 고통…기후변화 영향

입력 | 2023-05-24 16:18:00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abc에 따르면 인도 기상청은 전체 강우량의 80%가 내리는 몬순이 예정보다 늦게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불볕더위가 며칠간 지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몬순은 6월 초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올해 평균 기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기상청은 지난주 남부와 중부 일부 주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으나, 인도 전역에서 최고 기온이 연일 경신됨에 따라 수도 뉴델리와 북부 주에도 폭염 경보를 확대했다.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에서 45도의 최고 기온이 기록됐다. 해당 주의 폭염은 최소 이틀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기상청 관계자는 밝혔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에선 지난 3월 이미 정부가 발전소를 최대로 가동하라는 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더위로 인한 전기 수요 급증으로 인해 12시간 넘게 정전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수백 명의 주민이 지난 주말 발전소 근처에서 이에 대한 시위를 벌이며 도로를 봉쇄하기도 했다.

러크나우 주민 라메시 굽타는 “전기가 차단돼 에어컨, 선풍기는 물론이고 시원한 물 한 잔도 제대로 마실 수 없었다”며 “찌는 듯한 더위는 우리 삶을 힘들게 하며 사라진 전기는 우리의 고통을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9개월 된 아기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우는 것을 멈출 수 있도록 아내와 아기가 지난 주말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어 두고 잠을 청했다고 밝혔다.

일을 할 때만 돈을 받는 정원사 수카이 람은 “더 이상 일할 수 없다. 해가 지고 나서야 일을 할 수 있을 듯하다”며 자신의 도구를 내려놓고 해를 피하기도 했다.

4월부터 6월까지는 인도가 계절성 폭우인 몬순으로 기온이 대폭 하강하기 직전으로 폭염이 예고된 기간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몬순 이전에 예상보다 더 높은 기온이 기록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다국적 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는 남아시아의 이례적 폭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기후 변화로 인해 이전보다 30배 높아졌다고 전했다.

다양한 기후 연구에 따르면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 주변은 세계에서 가장 기후 변화에 취약한 지역이다. 코펜하겐대학 재난연구센터 엠마누엘 라주는 “이 지역 많은 사람이 의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선풍기·에어컨 같은 냉각 장치의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토를 차지하는 인도는 과도한 인구수와 함께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다. 태국 치앙마이대학의 차야 바드하나푸티 교수는 “만약 계속해서 대기에 온실가스를 방출한다면 폭염은 더 흔해지고, 기온은 더 올라가고, 심한 불볕더위를 자랑하는 날이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