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왔는데 어떡하죠.”
누리호 3차 발사가 취소된 24일 오후 전남 고흥군 우주발사전망대.
발사 장면을 두 눈에 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은 취소 소식이 들려오자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어린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부모님을 쳐다보며 발사 취소 이유를 물었다.
화가 난다는 듯 얼마 동안 발을 구르던 한 아이는 이내 지쳐 부모님의 품에 안겼다.
학부모들도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이들의 학교 수업을 미루고 온 학부모들은 남은 일정을 계산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짐을 챙기는 시민들은 돗자리를 접다 한 번씩 바다 너머 발사대 방향을 쳐다보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광주 남구에서 온 김지완(38)씨도 “지난 두차례 발사 장면 현장 관람을 놓쳐 아쉬웠던 상황에 겨우 연차를 써서 이날 올 수 있었다”며 “2시간 여 앞두고 발사 취소가 결정돼 힘이 빠진다. 이후 일정으로 무얼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주도에서 온 권민준(10)군은 “과학 책에서 보던 로켓 발사 장면을 떠올리고 왔는데 취소돼서 아쉽다”며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가족들을 졸라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이렇게 돼 허무하다”고 했다.
앞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3차 발사 준비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며 당초 예정했던 이날 오후 6시 24분 발사를 취소했다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지상 컴퓨터 장비 등에서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항우연은 25일 오전 중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상황을 종합 검토한 후 발사 일정을 다시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