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스마트공장 3.0’ 사업 시행 내달 모집해 하반기 본격 지원 예정 인구소멸 위험지역 기업 우선 대상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하기로
지난해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산에 위치한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기업을 비롯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스마트공장 전환을 돕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충남 아산에 위치한 비데 전문기업 에이스라이프는 팬데믹 기간 비데 수주물량이 월 3만2000대까지 치솟았다. 팬데믹으로 화장지 대란이 발생하고 집 안에 머무는 기간이 늘면서 비데 수요가 급증해서다. 하지만 기존 생산능력은 월 2만 대로 수주물량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아 특정 라인에 지나치게 몰린 불균형 공정을 개선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었다. 월 생산능력이 4만2000대로 높아져 물량 소화가 가능해졌다.
삼성전자가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에이스라이프를 포함한 기존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이 기초 데이터 기반 자동화 시스템이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공장’으로 진화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에 매년 100억 원씩 3년간 총 300억 원을 투자한다. 6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해주거나 고도화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 6월 모집해 하반기(7∼12월)부터 본격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3.0 사업은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기여 목적도 있다. 인구소멸 위험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하기로 한 게 그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이고 매출 증가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지역별로 ‘자생적 지역 스마트공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진화된 스마트공장 사업 모델도 추진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올해 도내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신청 기업의 자체 부담 비용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나아가 내년부터 삼성 스마트공장과 별도로 전북형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더 많은 지역 기업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전북도가 자체 실시하는 사업이다.
삼성은 2015년 경북 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2016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해 8년간 3000여 곳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도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 철학에 따라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실천 중인 대표적인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이 회장은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의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아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