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개월 동안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의 전투가 일단 러시아의 승리로 끝난 상황이다.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공격한 것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방 전체를 장악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바흐무트에서 큰 피해를 입고 간신히 승리한 러시아로선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추가로 진격할 여력이 거의 없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바흐무트 전투에서 러시아군이 탈진했다고 평가한다. 또 러시아군은 다른 곳에서도 진격하지 못해왔다. 러시아군은 단지 우크라이나 전역의 도시를 향한 소규모 공격을 반복할 뿐이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새로 부대를 편성해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무장한 채 훈련을 마치고 대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미 외교정책연구소 롭 리 군사 전문가는 러시아군이 “전술적 차원의 국지 공격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맞서는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겨울과 봄 동안 내내 방어선 구축에 주력해왔다. 바흐무트와 아우디우카 지역에서 일부 공격을 시도했으나 추가로 점령한 지역은 거의 없으며 병력과 장비 소모가 컸다.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은 복합적인 1,2차 참호 저지선을 구축하고 지뢰를 살포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할 경우 러시아 공군이 이들을 공격할 수 있다. 진격하는 우크라이나군은 대공 방어 능력이 취약한 상황이다.
북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 출신 군인들이 러시아 본토로 침투해 일부 지역을 점령함으로써 바흐무트 승리를 자축하는 러시아군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3개 전선에서 패했다. 키이우 주변과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 및 헤르손 지역이다. 최근 며칠 새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북쪽과 남쪽에서 일부 전진해 러시아군의 추가 진격을 막았다. 바흐무트 점령 선두에 나섰던 바그너그룹의 대표 예프게니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이 철수하고 러시아군에 방어 임무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그너그룹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이 생길 위험이 있다.
리 연구원은 “바흐무트는 방어 작전이 어려운 곳”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이제 바흐무트 서쪽으로 진격할 지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몇 km 떨어진 차시브 야르 사이의 고지대에 포진한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공격하기 쉽다. 이에 더해 러시아군은 바흐무트 탈환을 노리는 우크라이나군에 맞서야 할 상황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