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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켠 지리산 반달가슴곰…“정해진 탐방로만 이용해야”

입력 | 2023-05-25 16:52:00


지리산 일대의 반달가슴곰이 기나긴 겨울잠을 끝내고 활동을 시작해 등산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환경부는 지리산 일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반달가슴곰이 최근 겨울잠을 끝내고 활동을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리산에는 올해 태어난 새끼 반달가슴곰 7마리를 포함해 반달가슴곰 86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에 지리산국립공원을 방문할 때 방문객들은 정해진 탐방로만 이용해야 한다. 환경부는 “새끼를 출산한 어미 반달가슴곰은 보호 본능이 강해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탐방로에서 벗어날수록 마주칠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지리산에서 서식하고 있는 반달가슴곰. 환경부 제공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10년간(2013~2022년) 지리산에서 수집된 반달가슴곰 위치정보 3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탐방로 주변 10m 이내에서 관찰된 빈도는 0.44%에 불과했다. 100m 이내는 2.86%, 1㎞ 이내는 61.43%로 탐방로에서 멀어질수록 활동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이 사람에 대한 경계심과 회피 성향이 강해 탐방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탐방로를 피해 깊은 산림 속에 주로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반달가슴곰을 멀리서 만날 경우 조용히 그 자리에서 벗어나면 된다. 그러나 가까이서 만날 경우 등을 보이고 달아나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뒷걸음으로 거리를 벌려야 한다. 곰이 공격할 경우에는 막대기 등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저항해야 한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이런 반달가슴곰 대응 방법을 홍보하기 위해 주요 탐방로와 샛길 입구 등 주요지점 450곳에 반달가슴곰 출현지역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탐방객에게 종, 호루라기 등 안전사고 예방 물품을 나눠줄 예정이다.

또 탐방객과 반달가슴곰이 마주치지 않도록 무인 안내방송시스템을 100개에서 120개로 늘리고 대피소와 탐방로마다 곰 활동지역과 대처요령 등을 적극 안내할 방침이다. 지역주민, 지자체, 시민단체와 함께 덫·올무 등 서식 위협요인 제거, 밀렵 예방 및 단속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