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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동부서 日 731부대 생체실험 시설 발견…“전쟁범죄 또 다른 근거”

입력 | 2023-05-25 17:13:00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친 일본군 731 부대의 지하 연구 시설이 중국 북동부에서 발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20230.05.25/뉴스1(SCMP 갈무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친 일본군 731 부대의 지하 연구 시설이 중국 북동부에서 발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중국 헤이룽장성 안다(安達)현 인근에 위치한 해당 시설은 1935~1945년 동안 역사상 가장 잔인한 생체 실험을 수행한 일본군 731부대의 가장 규모가 크고 자주 사용된 실험장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안다 기지에서 731부대는 포로들에게 고의로 치명적인 질병을 감염시켜 생물학 무기를 실험하는 등 각종 잔인한 실험을 했다. 생체 실험 중 일부는 전염병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설계된 지하 벙커에서 수행됐다.

이후 기밀 해제로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당시 일본군의 생체 실험 데이터는 전쟁범죄 면책의 대가로 미국 당국과 공유됐고, 포트 디트릭에 있는 미 육군 연구 센터로 옮겨져 냉전 기간 동안 생물학 무기 개발에 사용됐다.

최근 중국의 저명한 고고학 학술지인 ‘북방문물’(北方文物)에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일본군 지하 실험실의 발견은 전쟁 범죄에 대한 새로운 근거로 이어질 수 있다.

고고학자들은 지난 2019년부터 시추, 발굴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복잡한 기능과 목적을 가진 서로 연결된 터널과 방으로 구성된 지하 시설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이곳에서 질병에 감염되거나 화학 물질에 노출된 후 관찰 및 해부를 위해 인간 피험자를 데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삼엄한 경비를 자랑하는 이 실험장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지상 시설에는 활주로, 창고, 막사, 우물 등의 흔적이 발견됐다.

기밀을 유지하고 공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실험실, 관찰실, 해부실, 수용실 등이 지하에 지어졌다.

안다 기지는 1945년 8월 증거 인멸의 목적으로 731부대에 의해 파괴됐다. 전문가들은 731부대가 활주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상 건물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731부대 린커우 지대장으로 근무했던 사카키 하야오는 1956년 선양 특별군사재판소 증언에서 일본이 항복하기 몇 달 전 안다 기지에서 행해진 “극도로 잔인한” 실험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한 사람들이 나무 기둥에 묶여 탄저균에 노출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일본이 항복한 후 미국은 비밀 부대의 지도자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고 전쟁 포로와 남성, 여성, 어린이, 심지어 유아를 포함한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실험에 대한 사실을 부인했다.

생체 실험에는 살아있는 피험자의 해부, 동상 및 매독 테스트는 물론 피해자를 치명적인 질병에 노출시키는 실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의 연구원들은 페스트, 탄저균, 콜레라, 장티푸스 등을 무기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1990년대에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생체 실험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메릴랜드의 포트 디트릭에서 생물학전 개발에 이 데이터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과 미국의 책임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요구가 이어졌다.

중국 고고학자들은 731부대의 지하 시설에 대한 이해는 아직 기초 단계이며, 현장의 범위를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발굴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발굴을 통해 일본군이 자행한 잔인한 인체 실험에 대한 더 많은 증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