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기저귀·감기약 있나요” 괌 태풍 강타에 韓관광객 수천명 발동동

입력 | 2023-05-25 19:29:00

괌에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한 모습. 독자 제공


태평양 휴양지 괌에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하면서 한국인 관광객 수천 명의 발이 묶였다.

25일 오후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지 공관에서 호텔, 괌 항공청과 여러 당국을 통해 직접 연락하며 우리 관광객 상황과 숫자를 파악 중”이라며 한국 관광객 3000여 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공항이 현재 폐쇄된 것으로 안다며 “공항이 다시 열리게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전·단수 상황과 비행편 결항 등으로 불편함이 있지만 우리 국민의 안전에 큰 어려움이나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괌에 태풍 마와르가 강타한 모습. 독자 제공

마와르가 전날 괌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곳곳에서 수도와 전기가 끊기고 하늘길도 막혔다.

이날 하나투어에 따르면 괌과 사이판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난 뒤 예정된 날짜에 귀국하지 못한 여행객 수는 230여 명으로 파악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사이판에 비해 괌의 상황이 심각하다”며 “괌은 다음 달 1일까지 공항이 폐쇄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내부규정에 따라 여행객들에게 1박당 10만 원의 추가 숙박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모두투어도 괌 120여 명, 사이판 40여 명 등 여행객 160여 명의 발이 묶였다고 밝혔다. 모두투어는 체류 기간과 관계없이 1팀(객실당)당 15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이례적인 경우로, 체류 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보상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노랑풍선은 괌 48명, 사이판 77명 등 여행객 125명이 현지에 체류 중이라고 전했으며 참좋은여행은 괌 73명, 사이판 83명 등 여행객 156명의 발이 묶였다고 전했다.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은 자연재해로 발생한 일인 만큼 도의적 차원의 보상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괌에 태풍 마와르가 강타해 실내도 물바다가 된 모습. 독자 제공

한국인 관광객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서로 생필품과 음식을 나누며 고립 생활을 견디고 있다. 채팅방에는 “혹시 아기 기저귀 구매할 수 있는 곳 아시냐” “감기약 남는 분들 계시냐” 등의 문의가 이어졌다. 일부 호텔은 단전과 단수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관광객들은 라면 등을 구하기 위해 열려 있는 마트를 수소문하고 있다.

괌에 태풍 마와르가 강타해 호텔 유리창이 파손됐다. 독자 제공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