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했던 이달 초 열린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서 연준 이사들 간에 향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팽팽히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연준이 6월부터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24일(현지 시간) 연준이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여러 참석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불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며 동결을 시사했다. 반면 “물가가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가는 속도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느릴 수 있어 앞으로 몇 달 간은 추가적인 긴축(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반대 의견도 일부 있었다.
특히 현재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에 비해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상태”라는 점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최근 몇 달간 물가상승률이 완화될 조짐을 보였지만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회의 참석자들이 향후 기준금리 동결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에선 금리 동결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초 투자자들은 6월 회의에서 동결 가능성을 90%까지 봤으나 의사록 공개 직후 63.6%까지 내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에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여전히 유력하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은행 부문 압박을 예로 들며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연준 이사들도 은행권 신용 경색 조짐에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6월 스킵(skip)론’도 제기된다. 6월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은행권 불안과 부채 위기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향후 경제 상황을 보고 7월부터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CME 페드워치에서 투자자들은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1%까지 올렸다.
매파 색채가 강한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의사록이 공개된 24일 “물가상승률 하락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연준은 6월 또는 7월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