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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해빙 보게될 것” 나흘만에…‘강경파’ 對中 외교라인 물갈이

입력 | 2023-05-25 21:26:4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중 관계에 대해 “조만간 해빙되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언급한지 나흘 만에 국무부 내 대(對)중국 최고 책임자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강경’ 대중 외교라인을 속속 교체하며 본격적인 협상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중국조정실 수장인 릭 워터스 국무부 중국·대만 부차관보가 다음달 23일 사임한다고 24일 밝혔다. 통칭 ‘차이나 하우스’로 불리는 중국조정실은 중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미국의 대중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지난해 12월 창설 당시부터 워터스 부차관보가 수장으로 있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관계 개선의 의지를 내비친 시점에 맞춰 교체된 것이다. 후임은 아직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무부 내 대중 외교를 맡아 온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자리를 떠났다. 미국의 대중 외교를 이끌었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12일 은퇴를 선언했다. 앞서 2월에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로라 로젠버거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이 사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워터스 부차관보의 사임은 최근 미중 간 난처한 관계를 다루는 관료들이 잇단 교체되는 흐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2월 중국 정찰풍선이 미 영공을 침범하다 격추되며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어 양안(중국-대만) 문제, 반도체 갈등이 격화되며 미중 관계는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중 양국이 대치 전선을 강화하는 것을 두고 고위급 대화 재개에 앞서 자국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행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과 중국은 경제·무역 분야를 시작으로 고위급 대화를 본격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미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 회의에 참석하는 왕원타오(王文濤) 부장이 25, 26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와 더불어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