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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술 발사체로 우리 위성 궤도 올려…‘우주산업화’ 성큼

입력 | 2023-05-25 21:28:00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2021년 10월21일 1차, 2022년 6월21일 2차 발사가 이뤄졌다. 1, 2차 발사가 성능 검증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우주로 데려가는 실전이다. 이번에 실려 가는 위성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도요샛 4기(천문연), LUMIR-T1(루미르), JAC(져스텍), KSAT3U(카이로스페이스) 등 총 8개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5.25/뉴스1 ⓒ News1


‘첫 고객’을 실은 누리호가 3차 발사에 성공했다. ‘우주 불모지’로 불렸던 우리나라가 실용 위성을 자체 개발 발사체로 쏘아올리는 우주 강국으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누리호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 6시 24분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발사대를 출발했다. 발사대에서 약 3km 정도 떨어진 우주과학관까지 그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누리호는 300t의 추력으로 상공을 비행하다 123초 후에 1단 분리, 230초 후에 페어링 분리, 267초 후에 2단 분리까지 정상적으로 마치고, 약 18분 만에 비행을 종료했다.

누리호가 발사된 나로우주센터에서 약 15km 떨어진 우주발사전망대에는 누리호 3차 발사를 응원하기 위한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태극기를 흔들며 누리호 발사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자 모두 뛸 듯이 즐거워했다. 서울에서 5시간 걸려 도착했다는 한 시민은 ”아이가 누리호 발사를 보고 넓은 우주의 꿈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 멀리 찾아왔다“고 했다.

누리호의 ‘첫 고객’인 실용위성 8기 중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포함한 7기는 목표 궤도인 550km에 무사히 안착했다. 하지만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 4기 중 1기는 아직 신호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언론과의 브리핑에서 ”나머지 1기도 사출은 된 것으로 보이지지만 카메라의 사각지대에 있어 정확히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도요샛이 사출됐다면 계속 지상과 통신을 시도하고 있을 것“이라며 ”추적도 되고 있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빠른 시간 안에 확인하겠다“고 했다.

우주항공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의 실용 위성 사출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발사 전 위성 사출 예상 시간과 실제 사출 시간의 차이가 10초도 채 나지 않았고, 당초 계획처럼 약 20초 간격으로 분리됐기 때문이다. 항우연 연구진은 위성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0.2도씩 기울여 사출하고,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중앙에 두고 양 옆에 큐브위성 7기를 나눠 배치했다. 사출 간격이 짧은 만큼 위성의 동선을 고려한 배치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다.

첫 발사체 개발 이후 연속으로 발사에 성공해 신뢰성을 높인 것 역시 큰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 우주 강국인 미국도 1957년 첫 발사체를 개발하고 3차 발사에 처음 성공한 뒤 8차 발사에서야 두 번째 성공을 거뒀다. 중국 역시 첫 발사체 개발 후 연속으로 발사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과 관련해 “우주과학이 모든 산업에 선도 역할을 하는 만큼 이제 전 세계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눈이 확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흥=최지원기자 jwchoi@donga.com, 고흥=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