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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캐릭터사업, 디지털로 활로 모색

입력 | 2023-05-26 03:00:00

코로나에 오프라인 매장 고객 급감
굿즈 매장 축소-중단후 새도전 나서
네이버, 캐릭터 활용 가상 서비스
카카오, 쇼트폼 영상-애니 등 제작




오프라인 매장에서 굿즈(기념 상품) 등을 판매하며 성장해 온 네이버(라인)와 카카오의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사업부가 디지털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움츠러든 오프라인 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라인 자회사인 IPX(옛 라인프렌즈)는 25일 “글로벌 벤처투자사(VC) BRV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1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비상장사인 IPX는 기업가치를 47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김성훈 IPX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나 라인 관계사가 외부에서 투자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 스스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IPX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는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8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다. 일본과 대만 등의 국가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메신저 라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2015년 설립된 IPX도 캐릭터 상품 등을 내놓으며 성장세를 이어온 것이다. 라인에서 이모티콘으로 쓰인 ‘브라운’과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BT21’ 등의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IPX는 사업 전략을 대폭 바꿔야 했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을 국내 3곳, 미국 2곳 등 5곳만 남기고 정리했다. 법인 설립 7년 만인 지난해 2월 사명도 라인프렌즈에서 IPX로 바꾸며 라인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IP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IPX는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디지털 IP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캐릭터 IP를 활용한 ‘버추얼(가상) 인플루언서’와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서비스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을 닫은 중국과 일본 등의 지역에서도 새로운 디지털 IP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3년 후 기업가치 1조 원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캐릭터 IP 사업은 카카오IX 등 자회사가 맡다가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8월부터 본사에서 총괄하고 있다.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일본 등 일부 글로벌 오프라인 정규 매장의 운영을 중단했고 현재는 중국, 대만 외의 국가에선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 형태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카카오 역시 IPX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을 벗어나 디지털 시장에서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IP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기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를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협업한 쇼트폼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해 공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시관 공간 협업, 호텔 객실 디자인 등 개별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통한 수익 확대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