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매우 유감, 엄하게 주의 줘” 대기업 거쳐 작년 정무비서관 기용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장남 기시다 쇼타로(岸田翔太郎·32·사진) 총리 정무비서관이 지난해 말 친척들을 총리 공관으로 불러 송년회를 열었다고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25일 보도했다. 일본에서 ‘공저’로 부르는 공관은 집무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총리가 거주하면서 업무 회의 등도 하는 곳이다.
슈칸분슌은 이날 송년회 참석자들이 총리 공관 계단 등에서 다리를 뻗고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총리 공관 계단은 일본 내각이 출범할 때 각료들이 단체로 연미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장소로 유명하다.
공적 공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기시다 총리는 송년회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남의 행동은) 국민의 불신을 사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다. 엄하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다만 경질할지를 묻자 “(장남이) 긴장감을 갖고 대응했으면 한다”며 경질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쇼타로는 게이오대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2020년부터 기시다 총리 의원 사무소 비서로 일했고 지난해 총리 정무비서관으로 기용됐다. 논란이 거듭되자 한 기자는 이날 관방장관 기자회견에서 “경질을 포함한 처분 조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 인식이) 매우 느슨한 게 아닌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