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대만 침공 사전 대비 주문 “中, 3년전부터 마이크론 구매 축소 화웨이 제재 맞서 자국산으로 대체”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24일(현지 시간) “경제 제재는 동맹국이 동참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며 “미 의회는 중국의 대만 공격 시 부과할 경제 제재 개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해 한국 등이 참여하는 대중(對中) 금융·무역 제재 법제화를 권고한 것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규제 동참 압박이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 美 “동맹과 반도체 시장 왜곡에 대응”미중전략경쟁특위는 이날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수호를 위한 10가지 정책 권고’ 보고서에서 “전쟁에 대비한 연합비상계획과 같이 평화 시 미국 동맹들과 조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제 제재에 동참해야 할 국가로는 주요 7개국(G7)과 쿼드(Quad),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함께 ‘나토+5’를 제시했다. 나토+5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이 포함된다.
앞서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23일 중국이 미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자국 내 판매를 부분 금지한 것과 관련해 “미 상무부는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에 부여한 (장비) 수출 허가가 마이크론 공백을 메우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국에 대중 반도체 압박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미 백악관은 마이크론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조치는 경제적 강압에 맞서 G7이 취한 강력한 입장을 약화하려는 시도”라며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중국은 경제적 강압에 대한 비판에 (또다시) 경제적 강압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반도체 시장의 왜곡에 대처하기 위해 G7 내부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창설하기로 합의한 ‘경제적 강요에 대한 조정 플랫폼(Coordination Platform)’의 첫 의제가 마이크론 사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의 입찰 내용을 검토한 결과 2020년 이후 마이크론 반도체 구매가 급격하게 줄었다”면서 “그 대신 대부분 중국 업체의 제품을 구매했고 일부 한국 업체의 제품도 구매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0년부터 3년간 중국 정부 입찰에서 마이크론 제품이 언급된 것은 단 4건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는 주로 화웨이, 유니크, 하이크비전 등 중국 업체로부터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해왔다. 또 일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제품 구매도 있었지만 물량이 적어 중국산 제품을 보완하는 정도로 보인다. 이는 2020년 이전 마이크론 반도체가 중국 지방정부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사용됐던 것과 대비된다.
당시는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중국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산 반도체 생산을 늘리려고 하던 때였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외국에 대한 기술 의존을 줄이려는 것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인텔 프로세서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계속 구매했다. 이는 메모리반도체인 마이크론 제품과 달리 인텔 등의 제품은 대체재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는 수년간 마이크론 반도체 구매를 줄였기 때문에 이번 제재로 인한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