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서현 ‘미래이자 현재’ 역할 KIA 윤영철, 첫해부터 선발로 활약 롯데 김민석, 유니폼 판매량 1위
프로야구 팀 스카우트들은 신인 선수를 ‘복권’이라고 부른다.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뽑기는 하지만 입단 후 기대만큼의 기량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앞 순위 지명을 받고 데뷔한 많은 신인이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졌다. 입단 후 몇 년이 지나 뒤늦게 만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점에서 10년 만에 재개된 전면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올해 신인들은 분명히 남다른 세대다. 첫해부터 지명 순위에 걸맞은 성적을 내고 있어서다.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한화 김서현(19)은 1년 선배 문동주(20)와 함께 팀 마운드의 ‘미래이자 현재’로 자리 잡았다. 24일 현재 그는 13경기에 구원 등판해 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중이다. 다이내믹한 투구 폼으로 시속 160km에 가까운 공을 시원시원하게 던진다. 변화구도 예리해 1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21개나 잡았다. 23일 KIA전에서는 상대 4번 타자 최형우를 삼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헛스윙을 유도한 3구째는 체인지업이었는데도 시속 148km나 됐다.
1라운드 2순위로 KIA에 입단한 왼손 투수 윤영철(19)은 데뷔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채우고 있다. 24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6이닝 3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데뷔 후 처음 6이닝을 소화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시즌 성적은 7경기 등판에 2승 1패, 평균자책점 3.15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0km에도 못 미치지만 제구력이 뛰어나고 완급 조절을 잘한다. ‘신인답지 않게 여유가 넘친다’는 평가에 대해 윤영철은 “고등학교 때부터 큰 경기 경험이 있어 긴장하기보다 재미있게 던지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