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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로비 의혹’ 게임학회 역풍…게임사·투자자와 갈등 전면화

입력 | 2023-05-26 13:42:00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대량 보유 논란으로 플레이 투 언(P2E) 게임업체의 입법 비리 의혹을 제기한 한국게임학회(게임학회)와 게임업계 간 갈등이 전면화되고 있다.

앞서 위메이드와 위믹스 투자자들은 게임학회를 허위사실 기재로 형사 고소하며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이어 위믹스 투자자들은 후원금 비리, 미성년 자녀 논문 등재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민원 신청 등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믹스 투자자 모임인 ‘위홀더’ 회원들은 게임학회에 대한 감사 및 관리감독을 요청하는 민원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신청했다.

게임학회가 후원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게임학회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문체부에서 감사 등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게임학회는 문체부 승인 아래 설립된 산하 비영리법인이다. 이에 관리 및 감독권한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있다.

앞서 위홀더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게임학회로부터 후원을 요청받은 업체는 20군데가 넘고 그중 10군데 정도는 위메이드처럼 정기적인 독촉을 받아왔다”라며 “독촉에 가까운 후원요청을 받은 곳 중 대부분은 위메이드보다 더 많은 금액을 억지로 냈고, 작게는 300만~500만 원 크게는 천만 원 이상 단위도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이들 후원금은 대부분 세미나와 관련 연구 비용으로 책정됐으며, 이에 따른 별다른 증빙은 없었다”라며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는 후원금 내역과, 위믹스 관련 의혹제기에 대한 근거 자료 제출도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만일 진실을 고백하지 않는다면 결국 검찰에 의해 강제로 진실이 밝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후원금 사용은 모두 영수증 처리가 되고 있고 회계처리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후원금은 하계, 동계 학술대회 뿐만 아니라 오픈세미나 등 학술행사에 쓰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앞서 위홀더 회원들은 법무법인 더킴로펌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게임학회와 위 학회장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위 학회장이 김남국 의원 위믹스 보유 논란과 관련해 근거없는 사실을 유포해 위메이드와 위믹스 관련 명예훼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날에는 한 위홀더 회원이 위 학회장이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등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일부 회원들은 국민신문고 국가교육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지난 2015년 한국게임학회가 발행한 ‘콘텐츠 분석법에 의한 미국 초등학생 G러닝 몰입 요소 분석’ 논문에 따르면 1저자엔 위 학회장이, 2저자엔 위 학회장의 자녀인 위OO씨가 기재됐다는 것.

위홀더 회원들은 지난 2013년 당시 위OO씨가 해당 논문 내용을 발표했고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언론에 보도된 것을 두고 미성년자 논문 공저자 등재 문제와 입시 비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위 교수는 “중앙대 연구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간 관련 문제로 조사를 했고 무혐의로 종결됐다”며 “자녀가 미국에 대학을 갔기 때문에 입시자료로 활용되지 않았는데다가 직접 논문을 작성했다는 증거가 제출됐다”고 반박했다.

게임학회에 뿔난 것은 투자자들 뿐만이 아니다. 게임업계는 학회가 명확한 증거 제시는 없이 정황 만으로 입법 로비 의혹을 제기한 것이 정치권으로 번져 P2E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업계 이미지에 크게 실추시켰다고 우려하며 학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17일 위정현 학회장을 서울경찰청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같은 날 한국게임산업협회도 위 학회장에 “개인의 추측 및 견해에 불과하거나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퍼트려 게임산업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국회 사무처가 ‘위메이드 측 국회 출입기록’ 자료를 발표한 결과 입법 로비 논란의 중심이 된 김남국 의원실을 접촉한 적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위 학회장은 입법 로비 주장을 굽히지 않고 관련 협단체 방문 기록과 CCTV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추가 입장을 내놓으면서 학회를 향한 업계의 날선 시선은 강해지고 있다.

학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학회의 입장으로 발표된 입장문이 위정현 교수 등 일부 임원진의 독단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저는 게임학회에 종신회비를 납부한 구성원”이라며 “성명서라면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동의나 알림이 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일갈했다.

이에 게임학회는 “성명서 내용 구성과 작성, 발표에 앞서 40명의 임원진을 중심으로 충분한 사전토론 과정을 거쳐 의견을 종합한 뒤 발표한다”며 “김정태 교수는 휴면회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위 학회장은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P2E 업체의 국회 로비, 위믹스 이익공동체 존재 가능성을 제기한 뒤로 학회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이 시작됐다”며 “폭증한 무차별적 인신공격은 마침내 저와 제 가족을 대상으로 협박 메일이 오는 참담한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