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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으로 다가온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킹메이커’로 떠오른 3위 후보도 돌연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임하면 권위주의 통치가 강화되고 이미 위기에 빠진 경제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년’ 집권에 가까워진 에르도안
앞서 지난 14일 실시된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종 집계 결과 49.51%(약 2710만표)의 득표율을 올렸고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는 44.88%(약 2460만표)로 뒤따랐다.
이날 선거에서 과반(50%) 이상 득표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 결과는 결선에서 가려지게 됐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연임 성공이 유력한 분위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득표율 1위를 차지했으며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선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주도 인민 연합이 최대 정당 자리까지 지켜내기도 했다.
이에 더해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결국 오안 대표의 지지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르도안 재집권 튀르키예 어떤 모습일까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권 연장에 성공할 시 튀르키예의 정책 방향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에르도안은 총리와 대통령 경력을 합해 사실상 20년간 튀르키예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인이었다”며 “그가 재선 성공 후 급격히 노선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며 성소수자를 탄압하고 있으며 반미, 반서방 노선을 보여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와 척을 지게 된 러시아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이면서도 여전히 우호적으로 지내고 있으며 이민자 문제를 놓고 강경책을 펼쳐 유럽연합(EU)과 대립해 왔다.
지난 2월 튀르키예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1년 내 재건축을 완료하겠다”는 공약과 최저임금 55% 인상 등을 내세워 지지기반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임하면 이미 심각한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경제 성장을 우선시하며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유지했는데, 이로 인해 리라화 가치가 하락하고 인플레가 심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으로도 이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에서 선전하자 튀르키예 주식과 채권은 급락하고 환율은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NYT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사회 각 부문이 인플레이션의 충격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며 “결국 누군가는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