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최고 번화가 ‘도톤보리’. [GETTYIMAGES]
전통과 현대 문명 공존
오사카 명물 다코야끼. [재이 제공]
오사카는 간사이 지방을 대표하는 일본 제2 도시다. 면적(1901㎢)이 서울(605㎢)의 3배쯤 되고 인구는 약 880만 명이다. 도쿄에 이어 제2 수도로 불릴 만큼 상업과 교통이 발달했으며, 옛 일본 수도였던 교토, 나라와 가까워 일본의 전통과 현대 문명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인은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고,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서 제출 의무도 해제돼 더욱 자유롭다.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답게 시내 곳곳에서 한국어 안내도 받을 수 있어 여행하기에 무리가 없다. 또한 오사카는 김포, 제주, 부산, 대구 등 한국 어느 도시에서든 2~3시간이면 닿는 거리라 시차 적응이 필요 없고 주말·공휴일을 이용해 훌쩍 다녀올 수 있어 부담이 적다. 가족 취향에 맞는 각종 테마 여행을 위한 선택지가 충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숙소는 가족과 함께 왔다면 한곳에 잡는 게 편하다.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는 굳이 숙소를 옮기면서까지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먹는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난바 지역이 좋겠지만, 교통 편의성을 생각한다면 우메다도 괜찮은 선택지다. 오사카에 머물면서 하루쯤 교토, 나라, 고베 같은 인근 도시를 다녀와도 좋다.
일본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잘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관광하기에 편리하다. 단, 철도 종류마다 운영사가 다르고 노선도 복잡하며 갈아탈 경우 거기에 맞는 표를 다시 구매해야 한다. 티켓 종류도 모두 다르니 오사카 주요 명소나 관광지를 방문할 목적이라면 여행 기간에 맞춰 ‘오사카 주유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오사카에서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만큼 교통비를 절감하는 것이 중요한데, 주유패스는 그런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주유패스는 구매한 기간(1일권·2일권 등)만큼 오사카 시내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또한 오사카성, 덴포잔 대관람차, 우메다 스카이 빌딩, 해양박물관 등 시내 주요 명소와 관광시설, 돈보리 리버크루즈, 유명 레스토랑과 호텔, 온천 등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이나 특별 선물 같은 특전을 받을 수 있다. 주유패스는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가는 게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길이니 참고하자. 다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오사카 여행은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 하니 그에 맞는 튼튼한 체력은 필수다.
세계 최대 규모인 ‘덴포잔 대관람차’. [재이 제공]
아이들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재이 제공]
화려하고 이색적인 도톤보리
도톤보리강을 따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원더크루즈’. [재이 제공]
아이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면 이번에는 어른 차례다.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구로몬시장’을 비롯해 오사카 최고 번화가 ‘도톤보리’,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다양한 맛집 탐방과 더불어, ‘오사카성’을 비롯한 시내 도보관광,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쇼핑,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 일본 역사·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교토’ ‘나라’까지 일정과 취향대로 코스를 정해보자. 화려함부터 소박함까지 고루 갖춘 오사카는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풍부해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선 1년 365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톤보리로 향하자. 도톤보리에 도착하면 명물 ‘글리코 간판’ 앞에서 인증숏부터 찍자. 글리코는 과자류를 만드는 곳인데, 회사 마스코트 격인 마라토너의 네온사인 간판이 도톤보리강을 중심으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글리코 간판을 시작으로 가니도라쿠(대게 집) 간판과 초밥집 간판들이 화려하게 반짝이며 이색적인 분위기로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하철 미도스지선 난바역과 신사이바시역 사이 지역을 ‘미나미’(난바-도톤보리-신사이바시)라고 부른다. 현지인도 이곳에서 외식과 쇼핑을 많이 하는데, 난바에서부터 도톤보리까지 이어지는 상점가에서는 음식 천국의 중심지로 불릴 만큼 다코야키, 꼬치구이, 라멘 등 오사카가 자랑하는 전통 먹거리를 모두 맛볼 수 있다. 반면, 신사이바시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한 백화점·면세점·대형쇼핑몰부터 SPA 브랜드까지 자리해 다양한 가격대의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최신 유행 디자인의 아이템도 많으니 꼭 방문해보자.
가족과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
날씨에 따라 타워 색깔이 바뀌는 ‘츠텐카쿠 전망대’. [재이 제공]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여행 일정을 짜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영화나 드라마 속 가족 여행 같은 편안한 휴식과 느긋하게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현실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가족과 함께한 순간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는 순전히 가족과 함께했다는 추억 때문일 것이다. 일상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서로의 진짜 모습과 마음을 확인하고, 익숙하고 편하지만 때론 힘들고 부담스러웠을 상황들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다음번 가족 여행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새로운 다짐의 실천을 약속한다. 가족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여기 오사카로 떠나보자.
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
재이 여행작가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91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