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의정협의…의협 "의대 증원 필수의료 해결책 아냐" 복지부, 내년 4월까지 인원 발표…인원 규모에는 '신중' 방안은 각양각색…정치권 "의대 증원 부족…의대 신설"
정부와 의료계가 지난 3년 간 멈췄던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 관련 논의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다만 당장 양측이 의대 정원 규모와 방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오는 6월 1일 제10차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논의를 재개한다.
당초 9차 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규모를 논의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 논의를 진행하게 되면서 해당 안건은 미뤄졌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구체적인 의대 정원 확대 확정시기까지 언급했다. 그는 이번 달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부가 매년 대학 입학 정원을 확정하기 전인 내년 4월까지 의대 정원 확대를 결론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구체적인 정원 규모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의약분업으로 줄어든 351명을 증원하는 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난 24일 9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과 관련 “내부적으로는 여러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최종적으로는 합의된 문구로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의료계는 필수의료 인력 환경과 처우 개선 없이 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의사 확대는 자칫 건강보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협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 행위 수가 많아지고 건강보험료도 늘어나게 된다”며 “사회가 초고령화되면 국민의 수명이 길어지고 의료비가 폭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의사 수가 늘어나는 것 자체를 우리(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기존 의대에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국립의대가 없어 공공의료 공백이 심각한 의료취약지 문제를 결코 해소할 수 없다”면서 “단순히 배출만 늘려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국가가 직접 필수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의료를 위해 의무 복무할 수 있는 공공의과대학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까지 나섰다. 전남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10명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 의대를 신설해 지역 의사를 확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전남이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의대와 상급 종합 대학병원이 없다면서 “기존 의대 정원을 소규모로 늘리는 것만으로는 지역 필수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원 증원에는 공감대를 보이지만 증원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추계한 결과로는 의사 인원이 약 3만 명 부족한 거로 나온다. 지금 현재의 공급이 적정하다는 전제로 추계한 것”이라면서 “적어도 5만 명 이상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정부는 당장 올해 하반기에 내년 전공의 지원 시 기피과에 인턴이 지원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기피과 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대 정원을 아무리 확대해도 기피과 지원자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