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과의 반도체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와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국과의 기술 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중국 내 반도체 판매를 놓고 미중 양측의 압박을 받는 ‘낀 신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WBC호텔에서 왕 원타오(Wang Wentao) 중국 상무부 부장과 면담을 갖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반도체 업계는 중국과의 ‘기술 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우위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협력하는 건 사실상 ‘기술 유출’이기 때문에 어렵다”며 “더구나 미국 정부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상황에서는 협력 강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미중 반도체 갈등이 커질수록 한국 정부나 기업에 대해 “한쪽을 택하라”는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 정부 보조금을 받을 경우 중국 반도체 생산에 제한을 거는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완화하는 것과 관련한 한미 정부 간 협상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세종=김형민기자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