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반도체, 증시 수익률 배터리 제쳐… 코스피 주도주 ‘바통터치’

입력 | 2023-05-29 03:00:00

삼성전자 14개월 만에 ‘7만전자’
외국인 이달 들어 3조원 순매수
반도체 종목들 52주 신고가 행진
코스피 내달 IPO 시장도 ‘훈풍’ 기대




삼성전자 주가가 ‘7만 전자’에 재진입하는 등 5월 들어 반도체 종목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얼어붙었던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도 온기를 회복하는 분위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9.54% 상승했다. 이 지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 반도체 제조·소재·장비업체 15개를 모아놓은 지수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2차전지 관련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같은 기간 3.06% 하락했다. 이는 2차전지 종목이 강세를 보였던 지난달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5월 들어 반도체 종목들의 52주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전날보다 2.18% 오른 7만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7만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29일(7만200원) 이후 14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도 5.51% 상승한 10만92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들 기업은 26일 장중 각각 7만400원, 11만5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7∼12월)에 전반적인 반도체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감산과 수요 회복 등이 반도체 시장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에만 주가가 두 배로 뛰어오르며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24조 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 개선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내년에는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반도체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5월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조9754억 원, 1조1315억 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3조6871억 원)의 약 84%를 차지하는 규모다.

5월 증시에도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26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지난달 말 대비 2.29% 상승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강세는 5월 증시 전체 상승분의 80%에 육박하는 상승 기여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등락은 있다고 하더라도 코스피가 우상향하는 흐름은 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4분기(10∼12월)부터 내년 1분기(1∼3월)쯤에는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어 국내 증시도 박스권에서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가 회복되면서 코스피 IPO 시장은 기지개를 켜고 있다. SGI서울보증보험, 두산로보틱스, 엔카닷컴, 동인기연 등 4개 기업이 6월 중 유가증권시장 IPO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은 2건에 불과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