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최신 기종엔 적용 아시아나, 비상구 앞자리 판매 중단 일부 “비상시 대처능력 떨어질수도”
아시아나항공이 25일 ‘비상문 개방’ 사고가 난 기종 ‘A321-200’ 14대 전체에 대해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 아시아나 계열의 에어서울과 에어부산도 같은 기종을 6대, 9대 운영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비상구 앞 좌석 판매 중단을 결정했고, 에어부산도 금주 중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 ‘비상문 자동 잠금장치’ 없었던 A321-200
28일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문 열림 사고가 발생한 기종에 대해 안전 예방 조치의 목적으로 이날부터 비상구 바로 앞 좌석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174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11대)의 26A 좌석과 195석으로 운용되는 같은 기종(3대)의 31A 좌석이다. 이번에 비상구 문을 불법으로 연 승객은 195석 항공기의 31A 좌석에 앉았다. 해당 좌석들은 비상구 앞자리들 중에서도 이번 사고 때처럼 안전띠를 맨 상태에서 쉽게 문에 손이 닿는다. 이 기종의 비상문에는 비행기가 정지하기 전까지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없는 ‘비행 중 잠금장치(Lock actuators)’가 없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A380’, ‘A330’ 등 에어버스의 중대형 항공기들이나 ‘B777’을 비롯한 보잉사 항공기들도 각각의 방식으로 잠금장치가 탑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상문 잠금장치는 비행기 테러에 대비해 조종실을 아무나 열 수 없도록 만든 거나 마찬가지인 안전장치”라며 “다만 잠금장치가 없어도 높은 고도에선 문이 열리지 않기에 조종실 문처럼 민감하게 보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승객들 “명당 자리 없어질라…”
A321-200은 승객이 타고 내리는 같은 크기의 문 8개가 있다. A321-네오가 머리와 꼬리 쪽에 각각 2개씩 문이 있고 중앙 쪽에 겨우 탈출만 가능한 정도의 작은 비상문 4개가 몰린 것과 차이가 있다.사실 비상구 앞 좌석은 다른 일반석(이코노미석)보다 공간이 넓어 고객들에겐 ‘웃돈’(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타고 싶은 ‘명당’으로 꼽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국제선만, 저비용항공사(LCC)는 국내선 서비스에도 해당 좌석에 ‘프리미엄’을 얹어 판매해 왔다. 항공 커뮤니티 등에선 벌써 “일탈 승객 때문에 가성비 좌석을 잃는 건 말이 안 된다”란 불만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비상구 앞을 비워둘 경우 항공사고로 인한 비상시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상구 앞 탑승객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승무원을 도와 비상문을 열고 탈출을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