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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안팎서 ‘정원 확대’ 목소리…“인력 부족에 수사 전념 어려워”

입력 | 2023-05-29 13:09:00


경기 과천시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 앞에 새로운 로고(CI)와 슬로건(표어)이 담긴 현판이 걸려 있다. 2022.8.26/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2년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인력을 확대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수처 설치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정원 확대를 주장하며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공수처에서 퇴직한 검사도 인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부장검사를 지내다 사직한 예상균(사법연수원 30기) 법무법인 케이디에이치 파트너변호사는 최근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봄호에 게재한 논문 ‘공수처법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서 ‘수사에 전념할 수 없는 인력구성’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공수처법에 따른 공수처 정원은 처·차장을 포함한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예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 산하의 반부패수사부 3개 부서를 합친 것보다 적을 수 있지만 공수처 역시 반부패 수사를 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규모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공수처는 독립적 중앙행정기관으로 설계돼 단순 수사인력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수사, 수사보조, 기획, 행정 등의 업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사·수사관이 수사와 공판 외 다른 보조업무에 상당수 배치된 점 △20명으로 한정된 행정직원으로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점 △결원이 발생하면 해당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수사에 전념할 수 없는 인력구성이라고 설명했다.

예 변호사는 이 밖에도 △선별입건제도의 폐지 △직권남용 사건에 집중된 수사 △구성원의 신분보장 미약 △수사 대상자와 기소 대상자의 불일치 △이첩요청권에 따른 기관간 갈등 등을 당면 문제로 꼽았다.

공수처 내에서도 인력 확충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는다. 김진욱 처장은 올해 1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법은 공수처와 다른 기관간 원활한 협력을 전제로 규모를 작게 설계했는데 실제로 협력이 안 되면서 적은 인원이 문제”라며 “수사인력도 증원해야 하지만 일반직 정원은 다음 달이라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인력 증원을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을 설득하는 한편 공수처 차원의 공수처법 전부개정안도 마련하고 있다.


김진욱 처장이 공수처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9/뉴스1

공수처 설치를 주도한 민주당도 증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탄압대책위원회는 27일 서면브리핑에서 “공수처는 약 20명의 검사 인력으로 1년여간 3000건의 사건을 처리했다”며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조직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정권 치하에서 공수처의 근본적 위상 회복은 불가능할지라도 당장 인력난이라는 급한 불은 꺼야 한다”며 “공수처가 제 역량을 발휘하려면 현재의 85명의 정원을 170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한국정책능력진흥원의 연구보고서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수사인력 및 행정인력을 증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반면 여당은 공수처 출범 2년간 기소한 사건이 3건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는 2021년 1월22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총 6185건을 접수했고 그중 3건을 기소했다. 접수 사건의 절반이 넘는 3176건은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됐다.

정 의원은 “공수처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근본 개혁이나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