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 뉴시스
튀르키예 대선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헝가리와 함께 대(對)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등 친러 노선을 유지하며 ‘서방 연대’에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에르도안 대통령 당선에 대해 “이번 승리는 주권 강화와 독립적 외교 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며 축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칭하는 등 각별함도 드러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는 서방의 고립 시도에도 튀르키예 등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버텨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와 나토 동맹국으로서 양자 이슈와 공동의 글로벌 도전에 대해 함께 협력하길 바란다”며 짧은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축하를 전하면서도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지도자들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방이 주도하는 질서가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 들어섰다고 본다. 그의 예측 불가능성에 서방 지도자들은 내심 그의 패배를 바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