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얍 ‘어도비’ 부사장
“인공지능(AI)이 창작자들의 역할을 대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들의 작업에 막강한 힘(Superpower)을 부여하는 역할을 맡기려고 합니다.”
1998년 어도비에 입사한 얍 부사장은 현재 어도비의 대표 이미지 편집 도구인 포토샵과 라이트룸 등 제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파이어플라이가 적용되면서 포토샵에는 ‘생성형 채우기’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포토샵에서 간단한 텍스트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이미지를 자유롭고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사막만 펼쳐진 이미지에 자동차와 오아시스를 만들거나 도로 사진에서 빈 부분에 이어지는 도로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식이다.
얍 부사장은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들과 가장 큰 차이점으로 지식재산권(IP) 침해 우려가 없는 학습 방식을 꼽았다. 그는 “어도비는 상업적으로 안전한 서비스를 위해 어도비 자체 스톡(저장) 라이브러리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 이미지만을 사용해 학습시킨다”며 “스파이더맨이나 미키마우스 같은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는 생성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잘 알려진 작가의 스타일로 이미지 제작을 원해도 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들과 달리 IP 침해 우려 없이 이용자들이 창의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도비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콘텐츠 자격 증명’도 지원한다. 이 기술은 어도비가 발족해 1000여 업체가 모여 만든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CAI)’에 의해 개발됐다.
생성형 AI가 편향성이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지적도 있다. 얍 부사장은 이에 대해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자체 AI 윤리위원회를 만들어 극복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최고경영자(CEO)’라고 프롬프트에 입력하면 생성한 결과물에 다양한 성별과 피부색이 나오도록 학습과 피드백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