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부산고, 창단 76년만에 황금사자기 첫 우승 선린인터넷고 상대 12득점 맹타… 마운드에선 성영탁 호투 빛나 57년전 결승 패배 완벽하게 설욕… 4대 메이저대회 우승 퍼즐도 완성 “50년 넘는 恨 풀었다” 동문 감격
《부산고 교가(유치환 작사·윤이상 작곡)
아스라이 한겨레가 오천재를 밴 꿈이
세기의 굽잇물에 산맥처럼 부푸놋다
배움의 도가니에 불리는 이 슬기야
스스로 기약하여 우리들이 지님이라
스스로 기약하여 우리들이 지님이라》
부산고 선수들이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선린인터넷고를 12-3으로 꺾고 우승한 뒤 박계원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1947년 창단한 부산고가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고는 이날 승리로 고교야구 4대 대회인 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에서 모두 우승하는 고교야구 ‘그랜드슬램’ 기록까지 남겼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부산고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재개된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선린인터넷고를 12-3으로 꺾고 황금사자기 정상에 올랐다. 이날 승리로 부산고는 57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두 학교는 1966년 제20회 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는데 당시 선린인터넷고가 4-0으로 이겼다.
27일 열린 두 학교의 결승전은 1회초 도중 빗줄기가 굵어져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경기가 선언됐다. 29일 경기는 선린인터넷고의 1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재개됐다.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1회초를 실점 없이 넘긴 부산고는 1회말 공격부터 7회말까지 매 이닝 득점하며 선린인터넷고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1회말 1사 3루에서 3번 타자 이찬우(3학년)의 2루수 앞 땅볼 때 선제 점수를 뽑은 부산고는 2회 안지원(1학년)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3회에는 양혁준(3학년)과 최민제(1학년)가 잇따라 적시타를 때리며 2점을 추가했다.
부산고는 5-2로 추격당한 5회말 공격에서 상대 수비 실책과 안지원의 2타점 3루타로 4점을 보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에이스 김태완(3학년)이 채 5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선린인터넷고는 불붙은 부산고 타선을 막지 못했다.
부산고 타자들은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14안타를 합작했다. 안지원이 3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양혁준, 박재엽(2학년), 박찬엽(2학년)은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했다.
부산고 마운드에서는 성영탁(3학년)의 호투가 빛났다. 팔꿈치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 에이스 원상현(3학년) 대신 마운드를 책임진 성영탁은 이날 6이닝 5피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커브를 앞세워 삼진을 12개나 잡아냈다. 이번 대회 세 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10을 기록한 성영탁은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이후 김동후(2학년)와 조민우(3학년)가 각각 2이닝, 1이닝을 책임지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황금사자기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선린인터넷고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열세를 절감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개인상 수상자△최우수선수상: 안지원(부산고)
△우수투수상: 성영탁(부산고)
△감투상: 김태완(선린인터넷고)
△수훈상: 양혁준(부산고)
△타격상: 안지원(타율 0.556·부산고)
△최다타점상: 안지원(9타점·부산고)
△최다안타상: 안지원(10안타·부산고)
△최다득점상: 연준원(9득점·부산고)
△최다홈런상: 여동건(1개·서울고)
△최다도루상: 최재영(6개·선린인터넷고)
△감독상: 박계원(부산고)
△지도상: 정현철(부산고 부장)
△공로상: 김성은(부산고 교장)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