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이름 금감원 첫 내부 승진 女부원장 “비대면 거래 일상화… 주의 해야”
김미영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본원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부원장은 젊은 세대도 보이스피싱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젊은분들도 가족, 택배 회사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는 속수무책입니다. 각별히 신경쓰지 않으면 진화한 피싱에 쉽게 당할 수 있습니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장으로 임명된 김미영 부원장(56)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부원장은 금감원 설립 이후 최초의 내부 출신 여성 부원장이다.
김 부원장은 2021년 불법금융대응단장으로 활약하며 대중에게 ‘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각인됐다. 불법 대출 피싱 문자에 자주 등장하는 ‘금감원 김미영 팀장’과 이름이 동일했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은 “보이스피싱도 계속해서 진화하는 만큼 엄청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쉽게 당한다”며 “젊은 세대는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도 않다. 비대면 거래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내 금융 재산에 문을 열어주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 부원장은 여성 후배를 조직의 핵심 인재로 키우는 데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김 부원장에게 이와 같은 당부를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원장은 “검사역으로 금융기관에 나가면 ‘여성 검사역이 오니 기분이 좀 별로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럴 때마다 ‘앞으로는 많이 보시게 될 것’이라 답했다”며 “실제로 지금은 보직을 맡거나 검사역으로 활약 중인 여성 직원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임기 동안 소비자의 금융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김 부원장은 “한국에서는 금융 교육이 ‘돈 잘 버는 것’과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을 깨뜨리고 싶다”며 “그보다는 스스로 금융 역량을 키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