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일터를 찾아서] 국내 직무급 적용 1인이상 업체 28% 노조 힘 강할수록 호봉제 비율 높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국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려면 원칙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기반한 직무급 체계가 확산돼야 한다고 다수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기본급 체계를 갖춘 상용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중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35.1%, 성과급제 적용 기업은 35.3%, 직무급제 적용 기업은 27.7%(2022년 6월 기준·복수 응답)이다. 하지만 1000인 이상 기업으로 보면 호봉제 비율이 67.9%나 됐다. 호봉제는 근속 연수가 길어지면 연봉이 기계적으로 오른다. 성과급제는 맡은 일의 성과에 따라, 직무급제는 일의 종류에 따라 연봉이 갈린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호봉제 비율이 높은 이유는 정규직 노동조합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근로자들은 성과급제나 직무급제보다는 오랜 기간 일하면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를 선호한다. 고용부 조사에서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 중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호봉제 도입 비율은 69.4%,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도입 비율은 30.7%로 2배 차이였다.
다만 현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연공 중심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직무 표준체계를 확립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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