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에르도안 승리] 러시아 푸틴-인도 모디 등 대표적 “권위주의 정부 국제적 확산 전망”
2003년부터 20년째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또다시 집권을 연장하면서 권위주의 성향의 ‘스트롱맨(strongman)’ 지도자가 득세하는 세계적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각국의 민주주의 동향을 분석한 스웨덴 연구기관인 V-Dem의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적으로 56개국이 ‘선거 독재국가’에 해당한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4선에 성공하며 ‘차르’(제정러시아 황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힌두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추진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1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스트롱맨’으로 분류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 3월 마오쩌둥, 덩샤오핑도 하지 못한 주석 3연임에 성공하며 사실상 ‘황제’ 자리에 올랐다. 중국이 공산당 1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주석 3연임은 최초다.
이들의 반자유의적 성향에도 대중들의 ‘강한 국가’에 대한 열망으로 집권이 가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맞서던 소련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시 주석의 ‘중국몽(中國夢)’도 패권 열망과 맞닿아 있다. 튀르키예와 헝가리도 각각 오스만튀르크,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추억을 갖고 있다.
에르도안의 재집권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자유주의 동맹 확장을 꾀하는 서방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국민의 재신임을 받은 에르도안이 자유를 더 위축시키면서 서방 지도자들을 계속 곤혹스럽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