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 임박] 동창리 발사장서 서해상으로 쏠듯 7년전엔 예고기간중 첫날 발사 1단 추진체, 대천항 300km거리 공해
북한이 29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 기간을 ‘31일 0시∼6월 11일 0시’로 예고하면서 정부 당국은 북한이 언제 발사 버튼을 누를지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발사 당시 2월 7∼14일로 국제기구에 통보한 뒤 예고 첫날인 7일에 쏴 올린 바 있다. 한미 당국은 정찰위성 등을 총동원해 북한의 위성 발사가 유력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의 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 한미, 2016년처럼 예고 첫날 발사 강행 주시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통상 위성의 발사 기간을 설정하고 국제기구에 통보할 때 첫날을 ‘디데이’로 잡는다”며 “이후 기간은 기상 등을 고려한 예비 개념”이라고 말했다. 위성 운반체 조립과 위성체 탑재를 완료하는 등 북한의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걸로 봐야 한다는 것.
북한이 31일을 ‘디데이’로 잡았다면 늦어도 30일엔 위성을 실은 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워야 한다. 발사체를 발사대에 기립한 후 전기적·기계적 점검에 하루 정도가 걸리고 이후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한 후 발사 단추를 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상과 발사장 상황, 선전 효과를 노려 ‘디데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한미일 국방장관이 회담을 갖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등 대북 군사공조 강화를 선언하는 계기를 ‘도발 타이밍’으로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1, 2단 추진체 성능 강화된 듯
북한은 위성 발사를 예고하면서 동경과 북위 4개 좌표로 이어진 ‘해상 위험구역(낙하구역)’ 3곳(서해 2곳, 필리핀 동쪽 1곳)을 일본에 통보했다. 이들 구역은 모두 직사각형 형태다. 군 관계자는 “위성을 ‘태양동기궤도’에 올리려면 과거처럼 서해안을 따라 필리핀 동남쪽으로 발사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같은 경로로 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구역은 충남 대천항에서 직선거리로 약 230∼300km 떨어진 서해 공해상이다. 동서로 약 40km, 남북으로 약 78km 구역인 이 해상은 1단 추진체의 낙하 예정지다. 과거 은하 3호(2012년), 광명성 4호(2016년) 발사 때보다 1단 추진체가 발사 예상지점(동창리)에서 더 먼 서해상에 떨어진다. 이는 1단 추진체의 추력이 더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두 번째 낙하구역은 제주 해군기지에서 직선거리로 서쪽 270∼330여 km 떨어진 서남해 공해상에 설정됐다. 동서로 약 60km, 남북으로 약 78km 구역으로 페어링(위성 보호덮개)이 낙하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낙하구역은 필리핀 루손섬에서 동쪽으로 약 700∼1000km 떨어진 공해상에 설정됐다. 동서 약 80km, 남북 약 400km 구역으로 3곳 중 가장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다. 과거 은하 3호와 광명성 4호 때보다 더 먼 거리에 설정된 점에서 2단 추진체의 성능도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 소식통은 “광명성 4호보다 더 무거운 정찰위성을 500km 고도까지 올려보내기 위해 1, 2단 추진체 모두 연소 시간과 비행 속도 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北 위성 해상도 3m 정도”
군 당국자는 “그간 위성 발사에 사용한 ‘사실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위성발사체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17형 발사로 성능이 검증된 액체연료 추진체(백두산 엔진)로 만든 발사체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북한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m 정도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짧은 경통 길이와 북한의 기술력을 고려할 때 군사적 효용성이 있는 서브미터(가로세로 1m 미만 물체 식별)급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 올해 말 발사하는 우리 군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0.3m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