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2023.2.10/뉴스1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65)을 비롯한 이른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주요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도 일제히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 안승훈 최문수)는 30일 오전 권 전 회장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권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받았다.
그는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91명의 계좌 157개를 이용해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위매수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2월 기소됐다.
권 전 회장 변호인은 “원심은 피고인의 시세조종 행위 동기를 오인했다”며 “핵심 증인인 이모씨(54)와 김모씨(57)의 검찰 진술과 법정 진술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두 사람의 진술이 핵심 증거인 만큼 항소심 법정에서 재차 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가조작에 가담해 별도로 기소된 민모씨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오전 9시55분경 법원에 도착한 권 전 회장은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생각을 말해달라” “김건희 여사에 주가 조작 사실을 알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권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피고인 8명도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앞서 “이 사건은 권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구조”라며 “주가를 부양하고 지속해 관리한 주범으로서 범행이 계속 유지돼 포괄일죄가 인정된다”며 항소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가 2009년부터 3년여간 다섯 시기별로 나뉜 주가 조작 행위 중 1단계(2009년 12월~2010년 9월) 기간은 자본시장법상 공소시효(10년)가 만료돼 무죄를 선고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1심은 1단계를 제외한 2~5단계(2010년 9월 이후) 기간은 주가 조작 행위가 사실상 하나의 범죄로 볼 수 있다며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것)라며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원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사실을 두고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 거래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주목받았다. 검찰은 김 여사의 관여 여부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권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18일엔 김 여사 계좌 일부를 관리한 ‘선수’를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