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등 민생경제 부담 완화 동행·매력·안전도시 역점 사업 본격화
서울시가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3조408억원을 편성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따른 민생경제 부담을 완화하고 저출산·고령화 대책 등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서울시는 30일 “민생경제 회복과 동행·매력·안전도시로 도약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3조408억원의 추경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기정예산 47조2420억원 대비 6.4% 규모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서울시 전체 예산은 3조408억원 늘어난 50조2828억원이 된다. 전년도 최종 예산인 52조3072억원보다 2조244억원 감소해 정부의 긴축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세입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민생경제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추경안 재원은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순세계잉여금 3조7576억원, 지방교부세 88억원 지방채 1000억원 감축 등으로 마련됐다. 지방세 수입 감소분 7696억원과 세외수입 감소분 1071억원 등 총 8767억원의 세입 감소분도 예산에 반영됐다.
이번 추경안은 민생경제 지원과 동행·매력·안전 분야 투자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시는 우선 올 상반기 발표한 정책을 중심으로 한 ‘시민과의 약속이행’ 분야에 6750억원을 편성했다.
서울형 저출생 대책 예산으로는 597억원을 투입한다. 저출산 위기 극복과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을 확대한다. 서울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모든 난임부부는 어떤 시술을 선택해도 총 22회의 횟수 내에서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난자동결 시술비를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도 전국 최초로 도입한다. 산모에게 소득기준 제한없이 산후조리원 비용 100만원도 신규 지원한다.
‘서울형 아이돌봄비’도 지원한다. 중위소득 150% 이하 가정의 만 24~36개월 영아에 대해 월 30~60만원의 친인척 돌봄비를 지원하게 된다. 엄마아빠의 육아휴직 사용 등을 지원하기 위해 중위소득 150% 이하 근로자에게 최대 120만원의 육아휴직장려금도 지급한다.
고물가 등에 따른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1192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하반기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라 자립준비청년이 생활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통학·출퇴근 교통비를 월 4만원 지원한다. 최근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청년 전월세보증보험료 지원도 확대한다.
대중교통 요금인상 시기가 하반기로 늦춰지면서 늘어난 운송적자에도 대응한다. 시내버스 업체의 재정난 해소를 위해 4498억원을 지원하고 서울교통공사의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305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마을버스에도 176억원의 재정을 지원한다.
유해 환경으로부터 청소년 보호를 강화하고, 한강 수변공간을 문화·여가공간으로 조성하는 ‘활력도시’ 구현에 161억원을 투입한다. 서울 소재 27개 대학교 재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에게 아침밥 급식비를 지원한다. 마약류 유통범죄와 오남용 예방을 위한 청소년 대상 예방교육과 홍보도 강화한다.
잠수교는 전면 보행화하고, 한강 스포츠활동 활성화를 위해 한강 수상레저 리그를 오는 8월 신규 개최한다. 여의도 한강공원 이용 동선을 정비하고 여의도 선착장 기반시설 등을 확충해 한강공원 접근성도 개선한다. 신당역 유휴공간에 스케이드보드, 공연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기본구상·타당성 조사도 실시한다.
동행·매력·안전 분야에는 6442억원을 투입한다. 국민 기초생활보장제도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의 소득기준을 낮추고 지원인원을 4600명에서 6270명으로 확대한다. ‘쪽방주민 동행식당’도 확대 지원한다.
별내선 광역철도를 내년 하반기 개통하기 위해 193억원 규모로 지원을 지속한다. 서울역 교차로~서대문역(통일로) 중앙버스전용차로 단절구간 1.1㎞를 연장 설치하고 중앙버스정류장 1개소를 신설한다. 서울의 수변공간을 감성공간으로 만드는 ‘수변활력거점 사업’도 기존 12개소에서 27개소로 확대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층에는 첨단 라이프스타일 전시장을 조성한다. 국내외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패션·뷰티 콘텐츠인 ‘서울콘’도 연말 개최한다.
사회 안전망 조성을 위해 1439억원을 투입한다. 지하철 5·8호선 전동차 298칸을 교체하는 데에는 588억원을 편성했다. 도림천 일대의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신림 공영 차고지 지하 2층에 설치하는 빗물저류조의 공사비를 추가한다. 배수 성능이 저하된 노후 하수관로 정비에도 63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예산 중단이 예정된 TBS(교통방송)에는 인건비와 운영비 등 73억원을 편성했다. 상업광고 허가 심의 장기화로 하반기 방송 중단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혁신안 이행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반값 등록금 정상화 논의 등으로 올해 예산 지원이 100억원 감액된 서울시립대에 대해서도 운영 지원비로 147억원을 편성했다.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존폐 기로에 놓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에 대한 추경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다.
정 기획조정실장은 “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시의회에서 의결되는 대로 신속하게 집행해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