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팔이 뒤로 꺽여 있고 교통호 바닥으로 고꾸라져 있는 유해 모습.(진실화해위 제공)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10일부터 충남 서산시 갈산동 176-4번지 봉화산 교통호 인근 현장에서 유해를 발굴 중이다. 부역혐의 사건 관련 유해발굴은 충남 아산 유해발굴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날 진실화해위는 유해 수습을 앞두고 오전 11시 유해발굴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2008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당시 다수의 참고인들이 읍·면 단위마다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발굴을 진행했다.
유해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3구역 유해발굴 현장. 이곳에서는 최소 17구가 발굴됐다.(진실화해위 제공)
유해는 폭과 깊이가 각각 1미터 이하인 좁은 교통호를 따라 빽빽한 상태로 발굴됐다. 굵은 다리뼈들뿐만 아니라 척추뼈와 갈비뼈까지도 완전한 형태다. 당시 희생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게 한 후 머리 뒤를 쏘는 총살로 추정된다. 희생자들은 옆으로 누워있거나 고꾸라져 있는 모습으로 사망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1구역에서 발굴된 한 유해는 교통호 바닥을 향해 고꾸라져 있는 상태에서 양팔은 뒤로 꺾인 채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발견됐다. 주변에는 M1추정 탄피도 확인됐다.
2구역에서 발굴된 30구 이상의 유해가 서로 뒤엉켜 있다.(진실화해위 제공)/뉴스1
백색의 4혈 단추와 고무줄 바지 끈, 반지 등 유품이 발견됐으며, 유해 주변에서 총살 흔적인 탄피도 나왔다.
희생자 대부분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갔던 20∼40대의 성인 남성들이었으며, 여성들도 일부 포함됐다.
(대전ㆍ충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