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와르'로 괌에 고립…29일부터 귀국 "한인식당선 현금 없어도 괜찮다며 식사 줘" "14개월 아기 고열…약 주신 분들 감사하다" "오픈채팅으로 정보 공유…잊지 못할 기억"
괌에 발생한 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고립됐던 한국인 여행객들이 속속 귀국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는 미담을 전하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각) 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괌 국제공항이 폐쇄됐다. 이후 지난 29일부터 항공편 운항이 재개됐다. 정부는 30일까지 한국인 관광객 2500여명을 수송하고, 나머지도 31일까지 수송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괌에서 31일 귀국 예정인 전수완(34)씨는 “현지는 아직도 통신사정이 불안정하다”며 “전화가 언제 끊길지 모르겠다”는 말부터 전해왔다.
그는 “(태풍으로 고립된 동안) 한인회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불고기와 밥을 해서 무료로 나눠주시고, 주요 호텔과 마트를 오가는 차량도 운영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한 한인식당에서는 준비해 간 현금이 다 떨어졌다는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괜찮다며 식사하고 가라고 그냥 밥을 주시기도 했다. 너무 감사한 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도 ‘서로 도운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는 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괌 여행 정보를 나누는 한 온라인 카페에는 “14개월 아기 열나서 도움받은 엄마예요”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흔쾌히 약 주시며 ‘같은 아기 키우는 부모’라는 말을 해주셔서 펑펑 울었다. 아기 안고 앉아있으니 다가와서 ‘해열제는 충분하냐. 없으면 방에 있으니 가져다주겠다’던 어머니도 너무 감사하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해당 글에는 “타지서 도움 주고받는건 역시 한국인이 최고다”, “아이도 건강하고, 가족들 모두 잘 돌아오길 바란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날 대체 항공편으로 귀국했다고 밝힌 또 다른 여행객 B씨는 “두세시간이면 지나가겠지 생각했던 태풍은 생각보다 굉장히 크고 무서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전산이 안 돼 식당들이 현금만 받아 아이들 끼니 챙기기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하루 두끼 정도는 컵라면이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