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민간인 중 처음으로 우주에 간 구이하이차오 베이징항공항천대 교수(37)가 30일 우주선 탑승을 앞두고 환영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주취안=AP 뉴시스
중국이 2030년 안에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유인(有人) 달 탐사 시점을 확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그간 군(軍) 주도로 우주개발에 나섰던 중국은 처음으로 30대 민간인 과학자를 우주정거장에 보냈다. 중국이 ‘우주 굴기’의 다음 단계로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우주 보낸 첫 민간인 ‘37세 국내파 대학교수’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유인우주국(CMSA)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우주비행사 3명이 30일 우주선 ‘선저우(神舟) 16호’를 타고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에 간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톈공 완공 후 처음으로 보내진 우주탐사팀이다. 중국이 앞서 지난해 11월 톈궁에 보낸 우주비행사 3명은 주로 톈궁 건설 마무리 작업을 맡았다.이번 탐사팀에는 처음으로 민간인 대학교수가 포함됐다. 중국은 그간 인민해방군 소속 우주비행사를 톈궁에 보냈다. 베이징항공항천대 교수 구이하이차오(37)는 2018년 중국 정부의 우주비행사 모집에 지원해 선발됐다. 그는 우주에서 페이로드(발사체 적재 화물)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30일 중국 간쑤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우주선 탑승을 앞둔 중국 우주비행사 3명이 환영 인파에 인사하고 있다. 주취안=AP 뉴시스
구 교수는 해외 유학 없이 중국에서 교육받은 인물이다. 그는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 바오산(保山)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친 뒤 베이징항공항천대에 진학해 2014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2017년 귀국해 모교 교수로 있었다.
선저우 16호는 30일 오전 9시 31분 북서부 간쑤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 2F’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센터는 약 18분 뒤인 오전 49분 “발사가 원만하게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30일 오전 9시 31분 중국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선저우 16호가 창정(長征) 2F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되고 있다. 주취안=AP 뉴시스
●“2030년 유인 달 탐사”…‘우주 굴기’ 야망 드러낸 선언
중국은 29일 유인 우주 달 탐사 계획도 발표했다. CMSA 기자회견에 참석한 린시창 중국 유인우주공정판공실 부주임은 “2030년까지 중국인의 첫 번째 달 착륙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달 표면에 단기간 체류하고 우주비행사가 로봇과 함께 탐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은 그간 달 탐사에 대한 야망을 꾸준히 드러냈다. 지난달 중국 우주 프로그램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서 열린 우주컨퍼런스에서 “2030년까지 달에 연구기지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 고위 관계자가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저우 16호 발사를 하루 앞두고 29일 중국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유리벽 뒤편에 서서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취안=AP 뉴시스
외신들은 이번 계획을 두고 중국의 ‘우주 굴기 선언’이라고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은 린 부주임 발표로 우주에서의 존재감을 확장하겠다는 야망을 확실하게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군 주도로 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국이 기자회견을 여는 일은 드물다”며 “중국과 미국이 1960년대 소련과 미국을 연상시키는 우주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이 같은 발표를 했다”고 했다.
미국은 유인 달 탐사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정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1년 11월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2025년 안에 달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