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용히 지낸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 이웃은 시끄러워 죽겠다고 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는 보복 소음으로 반격하고, 멱살잡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소음 민감도가 다를 수도 있으니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선은 자기 집에서 일어나는 소음을 줄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층간소음 갈등은 ‘소음 문제’이면서 동시에 ‘감정 문제’이기 때문에 작은 성의가 상대방에게 전달되면 의외로 쉽게 갈등이 해결될 수도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해결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본인과 가족들이 받는 고통이 점점 더 심해진다면 경찰 등 공권력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례:콘크리트 파쇄 소음, 귀신 소리 등 우퍼스피커 보복 소음으로 고통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부부는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자녀나 반려동물, 실내 전동 운동기구, 안마기 등도 없고, 매우 조용하게 살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3년 전 새로 이사 온 아래층에서 우리 집에서 층간소음이 시끄럽게 난다면서 우리 집 바닥이면서 자기 집에는 천장인 곳에 우퍼스피커를 붙여 보복 소음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중계 소리, 건설 현장 콘크리트 파쇄 소리, 심야 신소리, 방아 찧는 소리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아침저녁 심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장시간 우퍼스피커를 틀어 놓습니다.
참다못해 112신고 해서 경찰이 수십 번 출동하고 관리 사무소에서도 여러 번 출동해서 확인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하면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우퍼스피커를 끄고 자기들이 아니라고 펄펄 뛰기도 했습니다. 저는 너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대학병원 정신과에 갔더니 병원에서는 우울증 증세가 중증에 달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약물 처방을 해주어 그 약으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모든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에는 크든 작든 층간소음이 존재합니다. 그 피해의 정도에 따라 혹은 상대방에 따라 보복 소음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직접 해결에 나서지 말고, 아파트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 혹은 전문가를 통해 아랫집의 가장 피해가 심한 소음원과 시간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우선 정중한 사과와 최대한 소음을 줄이는 노력을 합니다.
문과 환기구를 문풍지와 두꺼운 종이로 밀봉하면 공기전달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우퍼스피커가 있다고 생각되는 위치에 무거운 물건(예를 들면, 큰 화분 등)을 올려두면 집안에 진동이 전달되는 것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해결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심지어는 보복 소음 공격까지 더 심해진다면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는 반드시 사전에 가장 심한 소음 시간대를 기록하고 보복 소음을 녹음해 두어야 합니다. 이웃에 대한 의도적인 소음 발생은 경범죄에 해당하며 심지어는 폭행죄로 처벌받은 판례(대법원 2000도5716)가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