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채널A 제35회 동아모닝포럼 ESG 소홀하면 해외 수주도 차질… EU ‘공급망 실사법’ 등 대책 필요 中企 건설사 대응 더 열악한 상황… “산업경계 넘는 협업 적극 시도를”
김도년 성균관대 미래도시공학과 교수, 김태오 국토부 기술정책과장, 이성녀 SK에코플랜트 ESG 추진 담당, 김기홍 맥킨지 한국사무소 부파트너(왼쪽부터)가 지속가능한 스마트 그린도시 전략 수립을 위한 한국 건설산업의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국내 건설업계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환경 이슈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도 꼭 필요합니다.”(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건설 분야 ESG는 탈탄소 외에도 생물 다양성·노동 분야 등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ESG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기업이 당면한 문제입니다.”(김동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ESG경영연구소 소장)
동아일보·채널A는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건설산업의 ESG 경영, 지속 가능 전략은’을 주제로 제35회 동아 모닝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2025년 국내외에서 ESG 공시가 의무화되는 등 ESG가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국내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대응 전략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참석자들은 “ESG 경영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ESG 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3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 호텔에서 ‘건설산업의 ESG 경영, 지속 가능 전략은’을 주제로 열린 ‘제35회 동아 모닝포럼’에서 이원재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건설산업의 ESG 대응 동향과 혁신방안’을 발표한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국내 건설업계는 ESG 경영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준비 단계에 그치고 있다”며 “중견·중소 건설사의 대응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생산성 저하, 안전사고, 불공정 관행 등 고질적인 건설업계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라도 ESG 경영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국·유럽 등 ESG 규제 속속 도입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ESG 규제와 ESG를 투자 결정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ESG 규제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총 890개가 생겼다. ESG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업 경계를 넘어 협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성녀 SK에코플랜트 ESG 추진 담당은 “폐기물 사업에 뛰어든 이후 쿠팡이나 CJ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할 수 있었다”며 “건설업도 철근, 시멘트 등 친환경 자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협력사와 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기홍 맥킨지 한국사무소 부파트너는 “건설업이 ESG 요구를 만족시키려면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운영 관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도년 성균관대 미래도시공학과 교수는 “ESG가 우리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정책과장은 “건설업이 친환경이나 안전, 사회적 책임 등 ESG에 맞는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